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경영난 해결도 숙제

금호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영난으로 그룹이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분쟁까지 겹치면서 관련 회사들의 경영은 극히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갖고 있는 금호산업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진다. 금호산업 기업어음을 출자전환한 지분 13.2%를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지만 상호출자 구조여서 조만간 이를 처분해야 한다.

이춘재 <한겨레> 경제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형제간 갈등은 재계의 해묵은 뉴스다. 2009년 7월 형 박삼구 회장이 가족간 공동경영 합의를 깼다는 이유로 동생 박찬구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자신도 동반 퇴진한 이후 형제는 계속 충돌했다. 박삼구 회장이 지배하는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과 박찬구 회장의 검찰 기소(내부정보 이용 및 횡령·배임 혐의)까지 엉키면서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두 형제의 갈등이 최근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자전환 승인에 따라 얻게 된 금호산업 주식을 어떻게 처분하느냐에 따라 두 형제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790억원 상당의 금호산업 기업어음을 주당 1만8700원에 금호산업 주식 422만여주(지분 13.2%)로 출자전환했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기 때문에 상호출자 예외 인정 기간인 6개월 안에 이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