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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기 잘 팔리면 렌즈 회사가 돈 번다
Special Report Ⅰ ● 2013 불황 속에 빛난 기업들- ⑤ 디지탈옵틱
[44호] 2013년 12월 01일 (일) 조일준 economyinsight@hani.co.kr
   
▲ 디지탈옵틱의 경기도 시화 공장에서 방진복 차림의 직원들이 휴대전화용 카메라 렌즈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디지탈옵틱 제공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 수요 증가로 연 60%씩 성장… 자동차·의료장비 분야 진출 모색

올해 정보기술(IT) 산업은 스마트 기기 확산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모든 업체가 잘나간 것은 아니다. 남다른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기업들만 좋은 실적을 거뒀다. 디지털카메라 렌즈 모듈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아온 중소기업 디지탈옵틱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중반부터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주력해온 전략이 주효했다.


조일준 부편집장

2000년 벤처기업으로 출범한 ‘디지탈옵틱’은 디지털 장비에 장착되는 렌즈 모듈 전문 생산업체다. 첨단 정보통신 산업과 전통 제조업에 속하는 광학렌즈 기술을 결합해 블루오션을 개척한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다. 비구면 광학렌즈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한 휴대전화 카메라용 렌즈, 자동차의 전·후방 카메라와 블랙박스에 장착되는 카메라 렌즈, 프레젠테이션용 프로젝터 렌즈, 체외진단기기 같은 의료용 렌즈 등이 주요 생산품이다.

“국내에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를 만드는 업체는 많아요. 그러나 우리 제품의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고 확신합니다.” 디지탈옵틱의 창립 멤버인 김범진 연구개발 총괄부장의 말에는 기술장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초기엔 겨우 5명이 창업해 주로 기술용역 설계를 했는데, 경험과 실력이 쌓이면서 2004년 경기도 성남에 자체 공장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경기도 시화공단에 제2공장을 증설했다.

채찬영 디지탈옵틱 대표는 서울대와 일본 도카이대학에서 기계공학과 광공학을 공부한 엔지니어다. 대우전자 연구소 VCR(비디오카세트레코더)연구소에서 일하다가 독립해 이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감시카메라용 렌즈 모듈 등을 생산했으나 카메라폰이 급속히 보급되자 2004년부터 휴대전화 카메라용 렌즈 모듈 생산을 시작했다. 당시는 후발주자였으나 기술 개발에 주력한 끝에 경쟁업체들보다 앞선 실력을 갖추게 됐다.

직원 수 350명인 중소기업 디지탈옵틱의 최근 성장세는 눈부시다. 2010년 28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836억원으로 올라섰고 올해는 12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64%의 성장률이다. 영업이익도 2010년 22억원, 2011년 84억원, 2012년 108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선 상반기 영업이익이 11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직접적인 계기는 카메라 휴대전화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다. 전세계 휴대전화 중 카메라폰의 비중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82%에 달했으며, 2014년에는 85%를 차지할 전망이다. 또한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렌즈를 앞뒤로 장착한 듀얼 카메라폰의 비중도 2014년에는 3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디지탈옵틱의 성과는 시대적 트렌드에 발맞춰 사업 방향을 잘 잡은 결과인 셈이다. 디지탈옵틱은 향후 몇년 동안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디지탈옵틱이 시장 상황 때문에 저절로 성장한 것은 아니다. 경쟁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경쟁업체들을 따돌린 비결은 기술 경쟁력이다. 이 회사는 2010년 3M(메가픽셀) 렌즈 모듈을 시작으로, 2011년 5M, 지난해엔 고화소급인 8M 렌즈 모듈이 잇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표준화 모델’로 채택될 만큼 광학렌즈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범진 연구개발 총괄부장은 ‘설계능력’과 ‘양산성’(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수익 -편집자)을 강조했다. “우리 회사는 ‘렌즈 앗세이’의 설계능력이 뛰어나 경쟁사들보다 수율이 훨씬 높습니다. 또 제조 양산성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입니다. 모든 업체의 납품가가 똑같다면 수율이 높은 쪽이 수익성도 좋겠지요.” 앗세이는 어셈블리(Assembly)의 줄임말로, 핵심 부품과 주변 부품이 조립돼 있는 세트 부품을 가리킨다. 또 수율은 생산된 전체 제품에서 불량품을 빼고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는 제품의 비율을 뜻한다. 김 부장은 “수율은 그 업체의 기술 수준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일 뿐 아니라 납품가에도 영향을 주므로 대외비 항목”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탈옵틱은 렌즈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휴대전화 출하량이 늘면 디지탈옵틱의 매출도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더욱이 카메라 모듈이 8M급 고화소로 갈수록 소요되는 렌즈 수가 많아지고 요구되는 품질도 까다롭기 때문에 단가도 올라간다. 예컨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3 렌즈 모듈의 단가는 개당 1.38달러였으나 최근 출시된 갤럭시 S4에 장착된 13M 렌즈 모듈은 개당 2달러에 육박한다. 지금은 최첨단 제품인 16M급 개발을 진행 중이다. 디지탈옵틱은 향후 몇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디지탈옵틱은 휴대전화에 이어 자동차용 카메라 렌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디지탈옵틱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뿐 아니라 자동차용 카메라 렌즈를 중심으로 다른 제품들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국산 차량들의 전·후방 카메라는 옵션 사양이어서 장착률이 낮은 편이다. 디지탈옵틱의 차량용 카메라 렌즈 모듈 매출액은 지난해 11억원, 올해는 2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거꾸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운전자들도 자동차보험료 절감, 교통사고 때 책임 소재의 정확한 판별, 안전 운전과 도난 방지 등의 목적으로 차량용 카메라 장착을 선호하는 추세다. 신한금융투자 분석팀은 “디지탈옵틱이 해외 업체들에 차량용 카메라 렌즈를 양산해 납품하기 시작하는 2014년에는 관련 매출이 123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디지탈옵틱의 차량용 카메라 렌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고급 모델인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 K9 등의 전방 카메라에 장착되고 있다. 앞서 2011년에는 중국 상하이 푸조 자동차의 후방 카메라 표준 모델로 채택됐다. 디지탈옵틱은 2014년 하반기부터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및 국산 수출차에 차량용 렌즈 모듈을 남품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일본 코니카미놀타사와 손잡고 NVS(야간 보행자 감지·경보 시스템) 렌즈 모듈도 양산할 계획이다.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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