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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는 2시간만에 딸을 알아냈다
집중 기획 ● ① “나를 해킹하라” 그 뒤 어떤 일이?
[44호] 2013년 12월 01일 (일) 우베 부제 economyinsight@hani.co.kr

“해킹으로 내 삶의 통제권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이 기사는 <슈피겔> 기자가 직접 겪은 해킹 피해 경험담이다. 기자는 해킹이 가져올 수 있는 피해를 알아보기 위해 전직 해커를 동원해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다른 사람에게도 언제든 이런 일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는 걸 경고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는 공포스러웠다. 가족의 신상은 남김없이 털렸고 자신도 모르게 통장 잔고는 비어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성적 정체성까지 바꿔놨다. 방어는 아예 불가능했다. _편집자

인터넷 떠도는 프로그램 몇개로 개인정보는 물론 위치 파악, 사진 촬영, 도청까지

해킹에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다. 사용하기 쉬운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킹 프로그램은 감염된 전자우편으로도 설치될 수 있다. 해커들의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진다. 과연 해커들은 한 사람의 삶을 어느 정도까지 파헤치고 또 파괴할 수 있을까. 기자가 직접 체험한 피해 사례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했다.


우베 부제 Uwe Buse <슈피겔> 기자

어느 화요일 아침, 나는 서재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창 너머로 집 앞에 선 택배 차량이 보였다. 차에서 내린 택배기사는 화물칸에서 카트를 꺼냈다. 택배기사는 짐칸으로 올라가더니 몇초 뒤 커다란 상자와 함께 다시 나타났다. 그는 카트에 상자를 올리고 도로를 건너 내 집 문 앞 초인종을 눌렀다.

“이게 뭡니까?” 그에게 물었다.

“보슈 잔디깎이입니다.”

“전 잔디깎이를 주문한 적 없는데요.”

택배기사는 그의 소형 태블릿PC 화면을 들여다보더니 “주문하신 게 맞는데요. 여기에 주문서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닌데요. 난 이미 쓰고 있는 잔디깎이가 있고 지금 기계로도 충분한데요. 잔디깎이를 더 주문할 이유가 없습니다.”

택배기사는 “어허, 그럼 전 어떡하죠?”라고 말했다.

“택배 수령을 거부하겠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택배기사는 상자를 다시 카트에 싣고 차로 돌아갔다. 나는 문을 닫고, 내가 스스로에게 보낸 스파이들이 얼마나 빠르게 내 삶에 침투할 수 있는지 실감했다. 이제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일부러 내 자신을 해커들 손아귀에 넘겼다. 그들은 나에 대해 되도록 많은 걸 알아내려 할 것이다. 사생활, 직업 등 나와 관련된 가능한 모든 걸 파헤친 뒤 이를 토대로 공격을 가할 것이고 나는 최선을 다해 방어하려 한다. 내가 하는 실험은 일종의 디지털 자기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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