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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자산·부채의 악순환
Editor’s Letter
[44호] 2013년 12월 01일 (일)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한국인의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2557만원이다. 부채는 5818만원이고, 순자산은 2억6738만원이다. 자신의 재산을 계산해보고 여기에 가깝다면 정확히 한국인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에 들어 있는 내용이다. 자료를 잘 살펴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먼저 순자산을 보자. 이 금액이 6억원을 넘으면 한국인 상위 10%에 들어가게 된다. 또 10억원을 넘으면 꿈같은 상위 4%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통계 수치로만 보면 부의 상승을 이뤄내는 게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또 누구나 그런 기대감을 갖고 산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부의 증식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엔 집을 사서 재산을 늘렸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집값도 안 오르고 금리도 싸기 때문에 재테크로 돈을 굴릴 데가 별로 없다. 어디까지나 직접 돈을 벌어서 재산을 불려야 한다.

그럼 소득 수준은 어떨까? 1분위(하위 20%)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811만원, 2분위(하위 20~40%) 가구의 소득은 2173만원이다. 반면 5분위(상위 20%)의 소득은 1억417만원에 달한다.

1분위 가구에는 재산을 늘려가기 어려운 노인층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에 2분위와 5분위를 비교해보자. 일단 소득은 4.8배 차이가 난다. 그럼 저축 가능한 액수는 얼마나 될까? 2분위 가구는 세금·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필수 생활비까지 쓰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월수입으로 따지면 180만원 정도니 한달에 10만~20만원 저축하기도 벅차다. 한국인의 가구당 연평균 지출액은 3137만원(월 261만원)에 이른다.

반면 여유가 있는 5분위 가구는 월 868만원을 번다. 이들이 100만~200만원을 저축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4.8배의 소득 차이가 10배 가까운 저축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구조라면 갈수록 빈부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저소득층이 부를 증식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 소득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나이든 아버지는 어려우니 자식들이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든 일류 대학에 가려고 기를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유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교육비가 오죽 많이 드는가? 가구당 연평균 교육비가 339만원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이는 평균치일 뿐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 세대의 교육비 지출은 그 5~10배에 이른다. 교육복지가 곧 사회복지라는 말이 나올 판이다. 이번 통계가 저소득층 가정의 소득·자산·부채의 악순환을 말해주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

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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