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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티 운동의 비극
글로벌 아이
[43호] 2013년 11월 01일 (금) 정의길 economyinsight@hani.co.kr

정의길 <한겨레> 국제부 선임기자

1773년 12월16일, 당시 영국 식민지인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항에서 하역을 기다리던 3척의 배에 성난 군중이 올라와 이 배에 실린 차(茶)들을 바다에 던져버렸다. 그해 영국 의회는 북미 식민지로 수출되는 차에 높은 세금을 매기는 법을 제정했다. 북미 식민지 주민들은 이 법이 영국인으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반발했다. 식민지 주민들은 본국 의회 의원들을 선출하는 참정권도 없는데 세금을 내는 의무만 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 없이 과세 없다’는 유명한 문구로 상징되는 이 사건은 ‘보스턴 티파티(Tea Party)’라고 불리며 미국 독립운동의 방아쇠가 됐다.

2009년 2월27일, ‘전국 시카고 티파티’라고 명명된 시위가 미국 전역 40개 도시에서 벌어졌다. 2008년 월가 금융위기로 도산 직전까지 몰린 거대 금융회사에 대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반대하는 시위였다. 현재 티파티라고 불리는 미국의 보수적 풀뿌리 정치운동의 전국적 등장이었다. 이 시위는 2월19일 경제 전문 채널 의 기자 릭 샌텔리가 시카고상품거래소 객장에서 정부의 구제금융 발표를 비판하는 보도로 점화됐다. 그는 정부의 구제금융이 “망한 자들의 나쁜 행태들을 조장한다”며 시카고상품거래소 거래인들의 ‘티파티’를 결성해 금융위기의 주범인 파생상품들을 시카고 강에다 던져버리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이 티파티라는 전국 정치운동으로까지 승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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