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형마트 판매장려금 금지했지만 납품업체들 불똥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업체들이 유통업체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중 기본장려금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정작 납품업체들의 표정은 어둡다. 대형마트 등이 다른 곳에서 보상받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상품 진열비를 높이거나 매대 배치에 따른 장려금을 대폭 올리는 방식으로 손실을 떠넘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좋은 자리에 진열해주고 돈을 받는 것도 공정거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유신재 <한겨레> 경제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0월7일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등의 부당한 판매장려금을 금지하는 ‘대규모 유통업 분야에서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을 의결했다.

이 지침은 정확히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핵심 타깃으로 하고 있다. 백화점은 대부분 매장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판매장려금을 받을 일이 거의 없다. 편의점이 납품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의 규모(2012년 기준 1869억원)도 얼마 되지 않는다.

2012년 대형마트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기본장려금은 모두 1조250억원에 이른다. 현재 업계에서 통용되는 판매장려금은 세부적으로 기본장려금, 무반품장려금, 시장판매가격대응장려금, 재고소진장려금, 폐점장려금, 성과장려금, 신상품입점장려금, 매대장려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기본장려금은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 매입 금액의 일정 비율을 돌려받는 것으로, 전체 판매장려금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공정위의 이번 지침이 핵심적으로 문제 삼는 것도 기본장려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