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대명사 샤넬. 그 100년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향수 원료 중 일부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 차원의 규제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샤넬 No.5도 성분을 공개하고 제조법을 바꿔야 한다. 향수업계는 한마디로 ‘무식한’ 정책이라는 반응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식품인 땅콩을 판매 금지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_편집자

‘100년의 아성’ 샤넬 기로에 서다
알레르기 반응 일으키는 핵심 원료 사용 금지 및 제한… 자연성분 축소 불가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향수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료 중 일부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며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1921년에 출시된 전설적인 향수 샤넬 No.5를 비롯해 100여개 향수의 원료와 제조법이 바뀌게 된다. 제조업체는 그렇게 되면 아름다운 향수들도 종말을 고하게 된다고 반발한다.

라베아 바이저 Rabea weihser <차이트> 문화부 편집자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제 ‘샤넬 No.5’의 생명은 끝장나는 걸까? 과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 불멸의 향수를 멸종시킬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이 향수는 문화사의 아이콘이던 여성의 몸을 통해 그 자신 또한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샤넬 No.5는 그야말로 여성의 향을 대표하는 탁월한 향수이자 능수능란한 유기화학이 창조해낸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