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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원천 차단하는 ‘선분배 정책’
영국 노동당의 2015년 집권 전략
[42호] 2013년 10월 01일 (화) 박영삼 economyinsight@hani.co.kr

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당수가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선분배 정책’을 제안했다. 이미 발생한 불평등을 정부 재정과 복지 정책으로 사후에 보완하는 게 아니라 불평등의 원인을 사전에 차단해 발생 자체를 줄이자는 것이다. 긴축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복지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기업 처지에선 지나친 규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정책의 시행과 성공 여부는 오는 2015년 총선에서 결정된다.

박영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기획위원

양극화와 불평등 확대, 그리고 빈곤층의 증가는 세계 각국이 처한 공통의 문제이자 과제다. 특히 ‘평등’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는 각국의 좌파 정당에 이것은 자신들의 가치와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핵심 이슈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이론과 정책은 단순하지 않다.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최고의 수단만 존재하지도 않는다. 혁명적인 방법이 있는가 하면 점진적이고 개량적인 정책도 있고, 불평등이 발생하기 이전의 사전 규제나 사후 개입의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최근 2년간 영국에서 이른바 ‘선분배’(Pre-distribution) 정책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논쟁과 토론은 바로 그런 선택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이 논쟁은 2015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정권을 탈환하기 위한 정치전략의 주제이면서 동시에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의 정합성에 관한 풍부한 토론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 노동당은 물론 다른 나라의 정당과 지식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선분배’라는 개념은 원래 미국 예일대 교수인 경제학자 제이컵 해커가 2011년에 발표한 논문 ‘중산층 민주주의를 위한 제도적 토대’에서 제안한 것이다. 전통적인 재분배 정책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한 신조어였다. 국내에서는 복지 논쟁이 한창이던 때 <자본주의 4.0>의 저자 아나톨 칼레츠키의 초청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재분배 정책이 시장에서 소득이 결정된 이후 주로 조세와 복지수당 등의 공적 이전을 통해 사후적으로 불평등의 결과를 바로잡는 것을 말한다면, 선분배 정책은 시장에서 소득분배가 결정되는 과정에 개입하거나 그보다 앞서 사전 규제를 통해 불평등 ‘발생’ 자체를 줄이는 정책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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