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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지배하는 인간 심리의 법칙
역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42호] 2013년 10월 01일 (화) 김택 economyinsight@hani.co.kr
   
▲ <돈의 심리학> 뤼디거 달케 지음 | 김택 옮김 | 하늘아래 펴냄 | 1만4천원

김택 번역자

돈은 인간에게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돈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오히려 가장 힘든 일이 된 듯하다. 한편에선 타인은 물론 스스로를 망쳐가면 돈을 추구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반면, 그 반대쪽에서는 돈을 불결한 것으로 여기며 돈 문제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거부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생겨난다.

이 책의 저자 뤼디거 달케에 따르면, 돈은 최고선도 절대악도 아니다. 돈은 그 자체의 법칙성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돈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우리는 이같은 법칙성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 법칙이란 인간을 지배하는 법칙이 돈을 통해 외화(外化)된 것이나 다름없다. 곧 “돈은 성격을 부패시키는 게 아니라 부패한 성격을 드러내주는 것”일 뿐이다. 돈이 사람을 찾아오거나 떠나는 방식은 인간의 심리적 구조와 닮아 있다. 그래서 책 제목 ‘돈의 심리학’은 돈을 통해 나타나는 인간의 심리를 말한다.

“비슷한 사물과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말의 진실 어린 의미 속에서 서로를 반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돈이 다른 돈을 구하고 찾아내는 것이다.” 저자가 ‘대극의 법칙’과 더불어 돈을 움직이는 2가지 법칙 중 하나인 ‘공명의 법칙’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달케는 ‘손을 더럽히지 않고’ 깨끗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주장한다. 돈을 버는 것은 어떤 경우든 남이 가지고 있던 돈을 빼앗아오는 것이다. 이런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타자를 위해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이 종교처럼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일은 스스로의 행복에 위배되는 일이 되고 만다. 돈은 행복을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돈이 무조건적 행복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페티시즘이다.

무엇보다 돈을 버는 일이 영혼보다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돈을 위해 영혼과 삶을 희생시키는 예를 들면서 달케는 돈과 어떻게 건강한 관계를 맺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 또 어떻게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충고를 던진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퇴직 뒤에야 인생을 즐길 계획을 짠다. 그들은 인생의 80%를 일하는 데 사용하고 퇴직 뒤 나머지 인생 20%를 즐기는 데 사용하려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무리한 인생을 살던 그들은 퇴직 뒤 인생을 즐기기는커녕 병에 걸려서 그간 벌어놓은 돈을 병원에 고스란히 헌납하게 된다.

달케는 왜 이런 어리석은 일이 반복되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인생 20%를 인생 중간중간에 집어넣어 일하면서 즐기고 안식년 같은 휴가를 가지라고 충고한다. 물론 이것이 어느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달케의 주장은 그런 요구가 얼마나 중요하고 그를 위해 사회가 어떻게 변화돼야 하는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책 후반부에서는 돈을 통해 바라본 인간 유형학을 다룬다. 예컨대 용변과 돈을 대하는 태도 간의 상관관계가 프로이트의 ‘항문기’를 중심으로 소개되는가 하면, 12가지 별자리를 통해 인간 영혼과 돈의 관계를 분류하고 있다.

뤼디거 달케는 독일에서 요한 기사수도회 요양소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활발한 저술 활동을 벌이는 문필가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의 신자유주의에 의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영혼들에게 멀리 독일의 한 요양소에서 보내는 작은 메시지다.

kimtae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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