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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자동차 시장 누가 선점할까
Cover Story ● 열렸다, 전기자동차 시장- ④ 한국 노리는 글로벌 업체들
[41호] 2013년 09월 01일 (일) 윤삼진 economyinsight@hani.co.kr
   
▲ 르노삼성이 2012년 선보인 전기차 SM3 Z.E.(왼쪽). 기아차는 2012년 말 최초의 양산형 전기자동차 ‘레이 EV’를 내놓았다. 기아차는 내년 쏘울 전기차 버전을 론칭할 예정이다(오른쪽).기아자동차 제공

제주도 시범사업 성공적… BMW i3 국내 출시 계기로 기아차 레이 등과 각축전 벌일 듯

전기자동차를 준비하는 기업들은 BMW와 테슬라만이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GM·닛산·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대부분 주행거리 200km 안팎의 전기차를 개발해놓고 상용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일단 수요가 늘어나면 전기차 가격이 대폭 낮아지고 이는 다시 신규 수요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국내 전기차 수요도 몇년 안에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윤삼진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2014년이 전기자동차 보급의 원년이 될 것임은 산업 전반에 걸쳐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주된 이유는 한번 충전으로 주행거리 200km가 넘는 전기자동차들이 내년에 대거 론칭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전기자동차의 민간 보급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정부기관 실증 사업을 해왔다. 최근 제주도 실증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대전, 경남 창원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제주도 사업의 민간 신청자 수가 460명을 넘으면서 상용화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됐다. 기아의 ‘레이’, GM코리아의 ‘스파크’, 르노삼성의 ‘SM3 Z.E.’ 3자 경합으로 이루어진 전기차 민간인 시범 보급에서는 르노삼성의 준중형 전기차가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기차의 민간 보급이 늘어난 이유는 세제 혜택은 물론이고 환경부 보조금에 제주도의 추가 보조금이 더해져 4500만원이 넘는 준중형 전기차를 2천만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가격이 적정가로 내려와준다면 충전소 문제가 있다 해도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북미 시장에 선보인 닛산 ‘2013 리프’와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 GM의 ‘볼트’ 등 주행거리 200km가 넘는 전기자동차 모델이 5대가 넘는다. 기아의 쏘울EV도 주행거리 200km로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분기 북미 시장에 5천대 이상 팔린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는 배터리 용량을 각각 60kWh, 85kWh, 85kWh(고성능 팩 추가)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운전 형태에 따라 배터리 추가 장착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BMW의 전기자동차 i 시리즈가 국내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BMW의 i3(전기자동차)와 i8(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라이프드라이브(LifeDrive) 아키텍처’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라이프드라이브 아키텍처란 뛰어난 주행 성능, 높은 안전성, 경량화 그리고 넓은 실내 공간 등을 목표로 한 미래 이동수단의 기본 아키텍처로서 승차 공간과 배터리 등을 저장한 섀시 부분이 완벽하게 분리됨을 의미한다.

i3는 승차 공간이 초경량의 고강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배터리 무게와 균형을 이루었고, 역동적인 드라이브를 제공하기 위해 자동차 중심을 낮췄다. i3는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를 겨냥한 전기자동차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 무방출 시스템을 쓰고 있다. 8초 만에 62mph(시속 62마일, 약 시속 100km)로 가속되며, 최고속도 93mph의 성능을 보여준다. 급속충전 30분으로 8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국내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러모터스의 모델-S는 한번 충전으로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자동차다. 이미 실용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순수 전기자동차(EV)는 기술적 난관이 많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초 테슬라의 성공 사례는 전기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테슬라가 2012년에 출시한 모델-S는 가벼운 몸체, 배터리 혁신, 몬스터급 퍼포먼스(100km/h 도달 시간 3.7초)로 미국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최상급을 받았다. 모델-S는 배터리 용량을 확대해 가능한 주행거리를 260~426km로 늘렸다. 일반 차량의 주행거리 500km와 비슷해진 것이다. 테슬라는 2014년 모델-X를 시작으로 점차 가격대를 낮춰 2017년에는 3만달러대의 보급형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테슬러의 이런 전략은 신규 모델 출시를 앞둔 기존 전기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가격 할인을 유도했다. 또한 북미에 태양광 충전소를 설치 중이며,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배터리 교체를 원할 경우 2분 안에 교체가 가능하다.

영화 <아이언맨 3>에서 아우디의 전기 스포츠카 ‘R8 이트론(e-tron)’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모델은 전기자동차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아우디는 스포츠카에 걸맞은 최첨단의 고전압, 고효율 기술을 대거 동원했다. 우선 차체에 알루미늄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사용해 초경량 디자인을 만족시킬 수 있었고, 외부 스킨도 대부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배터리 시스템은 이트론의 심장부고 그 크기 또한 거대하다. T자 모양의 배터리 시스템은 길이 235cm, 폭 135cm, 높이 71cm에 이른다. 무게는 580kg 가까이 된다. 이 배터리는 두가지 방식으로 충전된다. 가정용 230V로 완속충전할 경우엔 12시간, 외부 장비로 급속충전할 경우엔 1시간 내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트론은 주변 컴포넌트를 포함해 184kg의 영구자석 동기모터를 사용했다. 이트론의 최고속도는 시속 200km로 제한돼 있지만, 출발 뒤 4.2초면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이는 리어액슬의 2개 전기모터가 95% 이상의 효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2013년형 닛산 리프는 한번의 충전으로 200km 넘게 주행할 수 있다. 외관상의 큰 변화는 없지만 효율성을 높이려는 여러 기술적인 노력이 돋보인다. 천장에 방열 소재가 적용돼 난방에 소모되는 전력을 최소화했고, 히터펌프로 작동되는 히터는 더 낮은 전력을 소모하도록 개선됐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차량의 경량화다. 배터리 모듈 개선 등 전체적인 경량화로 인해 자동차의 중량을 1440kg까지 감소시켰다.

전기모터 부분도 새롭게 개발된 희토류 용량을 40% 이상 줄인 모터를 사용해 110마력과 28.5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또한 단점이던 주행시 이질감도 개선했다. 내리막길에서 모터의 소음 변화나 덜컥거림 등이 없이 부드러운 감속이 가능한 B레인지 모드가 추가됐으며, 경사로에서의 밀림 방지 기능도 적용됐다.

이쯤에서 우리나라의 전기자동차를 살펴보자. 현대차의 블루온에서 출발해 기아차의 레이가 2012년 후속으로 등장했다. 내년에는 기아 쏘울의 전기차 버전이 론칭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르노삼성의 SM3 Z.E. 전기차가 현재 예약 판매 접수 중이며, GM코리아의 전기차 스파크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가장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SM3 Z.E.는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되는 준중형 전기차 모델이다. SM3 Z.E.는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123km, 최고속도 135km로 갈 수 있고, 최대 모터파워 70kW를 자랑한다. 또한 가속 성능에서 초기부터 최대토크가 가능하다. 배터리의 경우 가정이나 회사에서 사용되는 일반 220V(교류 3~7kW 용량)를 이용해 6~9시간에 완속충전이 가능하고, 급속충전 시스템(교류 43kW 용량)을 이용하면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처럼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있는 ‘퀵드롭’(Quick Drop) 기술을 새롭게 적용해 3분이면 충전을 마치고 출발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럼 충전소는 어떨까? 국내에 운영 중인 완속충전기는 1161대며, 20분가량 걸리는 급속충전기는 100대를 넘겼다. 환경부는 오는 연말까지 전기자동차 민간 보급 계획에 따라 보급 물량과 같은 수준의 완속충전기 1천대와 급속충전기 8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충전 인프라는 완속충전기 2300여대, 급속충전기 180대가 운영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충전 인프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급속충전기 사용을 2014년까지 무료로 할 계획이다.

올가을 전기자동차 스파크를 출시할 GM코리아는 구매 수량에 따라 자사의 급속충전기를 별도로 공급할 계획이며, BMW도 내년 전기자동차 출시에 맞춰 자체 충전기를 주요 거점에 설치할 방침이다. 기아차 ‘쏘울 EV’, 르노삼성 ‘SM3 Z.E.’, GM코리아 ‘스파크 EV’, BMW ‘i3’ 등 대부분의 전기차가 한번 충전으로 160~200km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전기자동차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 대부분의 전기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는 국내 표준이 필요하다. GM, BMW, 폴크스바겐, 크라이슬러 등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콤보’라는 충전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한국전력과의 통신 간섭을 이유로 콤보를 표준으로 채택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표준 채택이 안 될 경우 급속충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글로벌 업체들은 한국 시장 진출을 포기할 수도 있다. 다양한 모델의 전기자동차를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서 정부가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samjeen.yun@fr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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