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에디터 > Editor\'s Column
     
디트로이트시의 파산
Editor’s Letter
[40호] 2013년 08월 01일 (목) 정남기 economyinsight@hani.co.kr

자동차의 도시 미국 디트로이트시가 법원에 파산 신청을 냈다. 180억달러의 빚을 갚지 못해 두 손을 들었다. 디트로이트시의 파산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미 10~20년 전부터 기업들이 빠져나간 도시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뿐 아니다. 떠나는 주민이 많아 유령도시처럼 빈집이 널려 있었다. 파산은 시간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소식이 들린다. 중국 시사주간지 <시대주보>는 지방정부들이 무리하게 신도시를 건설하는 바람에 사람은 없고 집만 들어서 있는 '귀신도시'가 전국적으로 12곳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고도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부동산 거품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는다. 성장률 하락은 물론이고 금융 부실이 터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디트로이트시의 파산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퇴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반면 중국의 귀신도시는 부동산 거품에 기댄 무리한 지역 개발이란 성격이 강하다. 같은 유령도시라 할지라도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두 나라 모두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금 본격적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한 단계며, 미국은 오랜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출은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이는 결국 국내 경제도 이른 시일 안에 활력을 되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이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그 충격파는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다. 이게 냉정한 우리의 현실이다.

국내 경제가 2000년대에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은 정부과 기업이 많은 노력을 해온 결과다. 하지만 더 중요한 요인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내실을 다지고 금융사들이 부실을 걷어낸 것이다. 이게 안정적 성장의 발판이 됐다. 더불어 유례없는 중국 특수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금융위기 이후 그나마 크게 흔들리지 않고 버텨온 것도 이 때문이다. 자화자찬하기엔 국내외 여건이 너무 좋았다.

산업의 흥망이 있는 것처럼 나라도 마찬가지다.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일본 소니가 그토록 빨리 몰락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10여년 전 유로화를 출범시키며 꿈에 부풀었던 유럽연합(EU)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될 줄 어떻게 예측했겠는가? 국내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인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외부 충격에 약하다. 세계적인 추세가 변하면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나라의 흥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디트로이트시와 소니의 사례는 남의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

*

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