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명차가 많습니다. 벤츠, BMW…. 그 이름만으로 품질을 보증받는 차들입니다. 혹시 그 회사의 총수가 누구고, 지배구조는 어떤지, 회사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십니까? 간혹 외신에 짤막한 소식이 실리곤 합니다. 경제연구소 리포트에 사례 분석 자료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생생한 스토리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지난해 9월호에 '독일 재벌2세들이 사는 법', 10월호에 'BMW, 소유하지만 지배 안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부유한 중산층 정도의 생활을 하는 보슈 그룹의 상속녀 이제 보슈, 46.7%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사회조차 참석하지 않는 BMW의 오너 슈테판 크반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보슈는 작은 정원이 딸린 빨간 벽돌집에서 여느 주부처럼 살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직접 세탁한 것으로 보이는 가족들의 옷가지가 마당 빨랫줄에 걸려 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덴마크의 머스크가 어떻게 세계 해운업계의 절대 강자가 됐는지, 다국적기업들이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어떻게 세율이 낮은 곳으로 이익을 빼돌리는지에 대한 생생한 기사도 있었습니다. 모두 국내 매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콘텐츠입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가 5월호로 창간 3주년을 맞았습니다.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젠 어엿한 성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코노미 인사이트>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많은 국내 경제지들에 나오는 뻔한 기사는 잘 다루지 않습니다. 하나라도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기사,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차별성 있는 기사를 싣고자 합니다. 최고의 신뢰도를 자랑하는 독일 <슈피겔>과 <차이트>를 비롯해 프랑스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중국 <신세기주간> 등 세계적인 제휴 언론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경제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고품질 콘텐츠를 선사한다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올해는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해 국내 경제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코노미 인사이트>가 전하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수많은 경험과 사례는 우리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독자들 중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금융인, 기업인, 학자가 많습니다. 모두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입니다.

올해부터 국내 경제 현안에 대한 현장성 또는 분석성 기사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고품격 경제월간지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독자와 함께 성장해가는 <이코노미 인사이트>를 계속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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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