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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폭발한 프랑스의 계급투쟁
[Special Report Ⅰ] 프랑스 세금망명 논란의 진실- ① 정말 과도한 세금인가
[35호] 2013년 03월 01일 (금) 티에리 페슈 economyinsight@hani.co.kr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회원국들은 경쟁적으로 세율을 낮춰왔다. 예금에는 국경이 없지만 세금에는 국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신자유주의 사조가 감세를 부추겼다. 프랑스가 재정위기 타개책으로 부유층 증세를 들고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것 말고는 국가 재정과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부유층은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말 고소득자에게 최고 75%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념투쟁 또는 계급투쟁 양상까지 내보이는 프랑스 증세 논쟁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_편집자

정부 증세 방침에 부유층 저항… 10여년 동안의 파격적 감세 감안하면 원상회복 수준 불과

프랑스에서 부자 증세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부유층은 세금폭탄이 기업가를 위축시킨다고 반발한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소득세 등의 세율이 크게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처는 사실 원상회복 수준에 불과하다. 프랑스 부유층의 소득이 대부분 자산소득에서 나온다는 점도 부자 증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티에리 페슈 Thierry Pech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편집국장

바다를 처음 발견한 '프뤼돔'(앙리 모니에가 창조한 만화와 희극 등에 나오는 작중 인물로 멍청하고 위선적인 유산계급의 전형을 보여준다)은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 물쯤이야 가소롭지." 요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선출 이후 끊이지 않는 부유층의 '불행'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우리도 그와 같은 심정이 들곤 한다.

75% 부유세 논란에서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의 세금망명, '비둘기 군단'(최근 프랑스에서는 자본이득세 인상안에 반대하는 기업인들이 자신을 '비둘기'라 칭하며 같은 이름의 단체를 결성해 소셜네트워크에서 항의운동을 펼친 바 있다. 비둘기는 프랑스 은어로 '잘 속는 어리숙한 사람' '봉 노릇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의 저항에 이르기까지 부유층의 레퍼토리는 언제나 똑같다. "정부가 세금폭탄으로 부유층을 박해한다. 그로 인해 현재 프랑스에 가장 절실한 기업가의 역량이 제한될 위험이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절정기에 부유층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럼에도 현재 부유층의 소득은 10년 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부유층은 공격적인 세제로부터 보호해야 할 담대하고 창의적인 기업가와 거리가 멀다. 오히려 대부분은 상속 재산이나 금리 소득 덕분에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유층 납세자들이 앞으로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더라도 이는 그저 10년 전부터 누려온 감세 혜택을 (부분적으로나마) 바로잡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프랑스 정부가 국가 재정을 건전화하기 위해 부자 증세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고소득자의 급증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됐다는 여러 조사 결과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물론 상위 10% 부유층의 최하 소득 수준만 따진다면 프랑스의 빈부 격차는 그리 심한 편이 아니다. 가령 상위 10% 부유층 대열에 들기 위한 소득은 기껏해야 연 3만6천유로(월소득 3천유로)에 불과하다. 하위 10% 서민층의 최고 소득보다 3.5배 더 많을 뿐이다. 더욱이 다른 유럽국에 견줘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이 비율은 몇년째 더 벌어지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부유층 '비둘기 군단'의 저항

하지만 이 지표가 알려주지 않는 현실이 있다. 바로 2009년 프랑스 상위 1% 부유층(그들은 프랑스 전체 근로소득의 5% 이상, 자산소득의 3분의 1, 자본소득 등 기타 특수 소득의 절반을 독차지하고 있다)에 속하기 위해 필요한 소득 하한선은 무려 8만6700유로 이상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월소득으로 환산하면 7225유로에 해당한다. 또한 프랑스 상위 0.01% 부자가 되기 위한 소득 하한선은 연 65만1300유로, 월 5만4천유로에 달했다. 중위소득(총가구를 소득에 따라 순위를 매길 경우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하는 가구의 소득)의 36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2008년 금융위기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장기간에 걸쳐 둔화시킨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분명히 답하기는 힘들다. 2009년 이후 참고할 만한 통계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위기 전인 2007년 0.01% 부유층의 소득 수준이 2009년에 견줘 훨씬 더 높았다는 점이다. 당시 0.01% 부유층 대열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 가격은 연간 소득 100만유로에 달했다. 요컨대 2007~2009년 극부유층의 소득이 3분의 1가량 하락한 셈이다. 이는 그 사이 금융소득과 성과급 등 가변적 성격의 소득분이 감소한 탓이 크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월16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의회 의원들에게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REUTERS

하지만 이들의 소득 하락을 곧이곧대로 단정짓기는 힘들다. 2004년에 비해 확실히 0.01% 부유층의 소득은 증가했다. 2004년 당시 이 대열에 끼기 위한 최하 소득은 2009년에 견줘 15%가량 낮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2009년 이후 주식 가치 역시 2007년 수준에는 못 미친다 해도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은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실이 남았다. 경제위기로 인해 부유층의 소득이 잠시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부유층에게 돌아가는 파이까지 덩달아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프랑스는 독일과 달리 국민소득 대비 상위 1% 부유층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 2011년 유로화 통용 국가(유로존) 가운데 이 비율이 프랑스보다 높은 나라는 포르투갈뿐이다. CAC40(증시에 상장된 40개 우량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 프랑스의 대표 주가지수) 상장기업 경영자의 소득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상위 0.01% 부유층이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기업의 경영자는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대체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0.01% 부유층은 남성이 많다. 대부분 50대 기혼자다. 또한 3분의 2가량이 일드프랑스 지역(프랑스 수도권)에 살고, 80% 이상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180~260m² 규모의 주택을 갖고 있으며, 평균 1명의 부양 자녀가 있다. 물론 그 가운데는 창의적 기업가도 있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가운데 기업을 직접 세운 창업주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반대로 맨손으로 직접 회사를 일군 중소 혁신 기업의 경영자들은 초고소득층에 속하는 경우가 드물다. 적어도 회사를 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남기기 전까지는 말이다.

프랑스 부유층에게는 임금이 소득의 전부가 아니다(오히려 전체 소득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프랑스 하위 90%에 속하는 평범한 프랑스 국민은 전체 소득 대비 자산소득 비중이 평균 2~3%에 불과하다. 반면 상위 0.01% 부유층에서는 이 수치가 무려 절반에 달한다. 한마디로 부유층의 세계에서는 금리소득이 최우선 소득으로 꼽히는 것이다.

100만달러 이상 자산가 230만명

더욱이 프랑스는 자산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나라다. 스위스 은행인 크레디스위스가 해마다 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가진 성인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이 수치가 2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수치의 8%에 달하는 셈이다. 프랑스는 백만장자 규모에서 미국(1100만명), 일본(360만명)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뒤를 독일(140만명)과 이탈리아(120만명)가 바짝 뒤쫓고 있다. 프랑스는 전세계적으로 전체 인구 대비 백만장자의 인구밀도 역시 인구 28명당 1명꼴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상당 부분 2000년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데서 비롯됐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언제든 바뀔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프랑스의 백만장자 인구밀도는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더욱이 부유층의 자산은 직접 노동을 통해 축적한 것이 아닌 사례가 부지기수다. 크레디스위스에 따르면, 프랑스는 부유층의 자산에서 상속자산의 비중이 매우 높은 나라다.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프랑스 백만장자 15인 가운데 60%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다. 상속자산 비중에서 프랑스는 독일(65%)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인도(58%)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프랑스는 세습 백만장자의 평균연령(72살) 역시 세계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종합하면 프랑스의 부유층은 결코 대담하고 창의적인 기업가가 아닐뿐더러,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성공 스토리의 주역도 아닌 것이다.

요즘 부유층이 입에 달고 사는 또 다른 불만 가운데 하나는 세무 당국이 징벌에 가까운 과도한 세금을 물리며 자신들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고소득층에 적용된 세율을 조사해보면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프랑스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2000~2010년 프랑스의 소득세 최고세율(Top Marginal Tax Rate)은 53%에서 40%로 인하됐다. 여기에 각종 면세 혜택이 제공됐다. 가령 2007년 이후에는 어떤 경우에도 일반사회보장분담금(CSG)과 소득세·부유세(ISF)·주민세의 합이 전체 소득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한 세금상한제가 실시됐다.

하지만 경제위기와 10년간의 감세정책으로 거덜 난 국가 재정을 재건하기 위해 새로운 세수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런 호시절도 끝났다. 프랑스 정부가 증세 기조로 선회한 것은 올랑드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가 아니다. 이미 2011년부터 프랑수아 피용(전 총리) 정부가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제출한 부자 증세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부자 증세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2월12일 프랑스 하원에서 동성 결혼 허용 법안에 대한 찬반 투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REUTERS

부자 증세, 지나친 감세 원상회복하는 수준

지난해 5월 좌파가 집권하면서 자산가들에게 더욱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좌파는 정권을 잡자마자 ISF 개정을 앞둔 상황에서 자산이 많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특별세 도입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종전의 높은 ISF 세율을 복원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본소득에 대해 그동안 허용해오던 원천징수를 통한 분리과세제도를 철폐하는 한편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소득세로 자본소득을 종합과세하도록 개정했다. 그뿐 아니라 15만유로 이상(한 가구의 소득을 가족 수로 나눈 소득 기준)의 소득에 대해 45% 세율을 적용하는 과표구간을 신설했고, 100만유로(개인 1명의 소득 기준)를 초과하는 근로소득에 대해 7% 세율을 적용하는 특별세를 신설했다.

괄목할 만한 조세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부유층의 불만은 높아갔다. '비둘기 군단'은 자본이득세 인상이 과하다며 분노했다. 그들은 단기이익만 좇아 기회주의적 행태를 일삼는 얌체 투자자들을 제재하기 위해 실시된 자본이득세 인상이 오히려 진짜 창업가들의 의욕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고 항변했다. 정부는 결국 자본이득세 인상 수준을 하향 조정했다. 몇주 뒤 헌법재판소도 75% 특별세 신설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잇따른 악재에도 2013년 예산안은 부유층에 대한 증세 기조로 확실히 방향을 틀었다. 정말 부유층에 대한 과세는 과도한 것일까? 사실 소득세 수준을 살펴보면 꼭 그렇다고 보기 힘들다. 설령 프랑스가 소득세 최고세율을 45%로 인상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다른 많은 유럽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여기에 CSG, 사회보장적자상환분담금(CRDS) 같은 비공제 세금을 합산해도 세율은 50.8%에 그쳐 유럽 국가들 평균에 견줘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더욱이 부유층에게는 다양한 조세 감면 혜택이 제공된다. 이번 세제 개편은 1995~2010년 자유주의의 전횡을 바로잡는 것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자산세 상황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사실 부유세(ISF·공식 명칭은 '자산에 대한 연대세')의 경우 차라리 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과세표준을 손질해 그동안 제도 밖에 있던 납세자를 더 확보하는 편이 좀더 현명한 처사였는지 모른다. 이 경우 예상되는 세수 규모가 결코 적지 않을뿐더러 좀더 형평성 있고 저항도 적은 조세제도를 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속세나 증여세 개혁은 좀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직계가족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을 1인당 15만9325유로에서 10만유로로 인하하고, 조세의 불이익 없이 재증여에 나설 수 있는 기한을 15년에서 10년으로 낮추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전체 상속의 90%가 여전히 면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증여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상속세만 과감하게 손질할 수도 있었을 터이다. 그랬다면 조기 증여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좀더 신속하게 추가 세수를 확충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지금 상황을 지켜볼 때 부유층이 '조세 탄압'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은 분명 무리한 면이 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모든 문제의 초점을 세금에만 집중시키는 것도 위험하다. 정작 경제활동에서 직접 창출된 소득을 1차적으로 분배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각종 불평등 문제를 도외시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적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정부는 훨씬 더 소극적인 정책에 머물고 있다. 기업이 트레이더·경영진·주주 등에게 기형적일 만큼 높은 보수를 제공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최근 몇년간보다 훨씬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75% 부자 증세를 대체할 현실적인 길인지 모른다.

   
2012년 프랑스에서 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는 230만명으로 집계돼 전세계의 8%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해변에서 한가로이 요트를 즐기는 시민들. 이미지투데이
드파르디외의 세금망명 논란을 계기로 앞으로 부유층이 세무기관의 마수를 벗어나 줄줄이 국외 망명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사실 부유층의 세금망명을 둘러싼 우려는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바로 그런 논리를 들어 2007년 세금상한제가 도입되는 등 지난 10년간 각종 감세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부유층이 빈곤층보다 상대적으로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것이 훨씬 수월하고, 유럽 국가 간 뜨거운 조세 경쟁이 일종의 스포츠처럼 펼쳐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고소득자나 자산가는 세금이 적은 나라로 도피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세금망명자 급증 여부 불확실

하지만 어렵사리 구한 일부 자료를 살펴보면 실제 현실은 그와 다르다. 물론 2010년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부유세 납세자 가운데 프랑스를 떠난 사람은 2006년 846명, 2007년 719명, 2008년 82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고국으로 되돌아온 부유층 수를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프랑스를 등진 사람은 2006년 629명, 2007년 473명, 2008년 509명에 불과하다. 또한 해외로 빠져나간 부유세 납세자 비율은 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전 몇년 동안 0.12% 수준에서 꾸준히 제자리걸음을 했다. 심지어 2009~2010년에도 이 수치는 0.15%로 변동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전체 부유세 세수 대비 0.6%에 불과한 수치인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부유세 납세자 가운데 99.85%는 계속 조국에 머물기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상황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2011년 도입된 출국세(Exit Tax·국외로 주소를 옮기는 프랑스인의 잠재적인 자산 시세 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와 관련한 통계 수치를 살펴보면 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프랑스 영토를 떠나기로 결정한 납세자 수는 128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상황이 돌변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세무 상담을 하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곧이곧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그들은 요즘 절세 방법을 상담하는 손님들로 문턱이 닳을 지경이라고 주장한다. 세무상담소의 처지에서는 당연히 잠재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런 소문을 퍼트리거나 공포를 조장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3년 2월호(제321호) La famille solidaire

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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