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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TV서 수십조원 금맥 터진다
Issue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인터넷TV 시장
[34호] 2013년 02월 01일 (금) 주이스 economyinsight@hani.co.kr

5년 뒤 이용자 1억명, 시장 규모 17조원… 통신사·방송사·인터넷 사업자 쟁탈전

중국 인터넷TV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이내에 인터넷TV 사용자가 1억 명을 넘고 관련 하드웨어 장비의 시장 규모만 1천억위안(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라 통신사·방송사·TV제조사·인터넷업체 등이 인터넷TV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감독 당국의 진입 규제가 만만치 않아 사업권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 관련 업계에선 인터넷TV 육성을 위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2 상하이 가전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인터넷TV를 작동하고 있다(위). 실시간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TV 8000 시리즈 제품. 뉴시스 신화
주이스
朱以師 <신세기주간> 기자

"거실에 나가 TV를 켜면 20년 또는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이것은 우리의 집중 관심 분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이 말은 애플 TV가 곧 나올 것이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이 어떻게 TV에 들어가 TV를 변화시키고 뒤집어놓을 것인지가 정보기술(IT)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중국의 TV 화면 뒤에는 민감한 규제 정책이 자리잡고 있어 인터넷의 진입을 막고 있다. 인터넷TV는 개방적인 인터넷에 기반을 둔 TV 서비스로 PC와 휴대전화에 이어 인터넷 분야의 '초대형 금광'으로 평가된다. 구글과 애플 등 인터넷 업계의 대표 기업들이 대거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지털TV 리서치'는 중국의 인터넷TV 보유량이 2010년 200만 대에서 2017년에는 9300만 대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인터넷TV 단말기 제조사들의 전망은 더욱 낙관적이다. 현재 중국에선 해마다 4천만 대 이상의 TV가 판매된다. 이 가운데 스마트TV가 40%를 차지한다. 2012년 현재 중국에서 인터넷TV 단말기를 보유한 사용자 수는 일체형과 셋톱박스를 포함해 2천만 명을 넘어섰다. 이 추세로라면 앞으로 5년 이내에 인터넷TV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할 것이다.

하드웨어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1천억위안이 넘는 큰 시장이다. "시장이 정말 크다. 상장사 몇 개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샤오이딩 유니온테크놀로지 CEO는 인터넷TV가 DVD 시장을 대체하기만 해도 시장 규모가 6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니온테크놀로지는 인터넷TV 서비스 업체로 남방미디어그룹(SMC)과 함께 인터넷TV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권 따내기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

TV가 매년 4천만 대 이상 판매되고 스마트TV의 비중이 40%인 것을 감안하면 스마트TV 한 대 가격을 평균 4천위안으로 계산했을 때 시장 규모는 640억위안이 된다. 또한 인터넷TV 셋톱박스의 연간 판매량이 500만 대, 평균 가격이 300위안이라고 계산하면 시장 규모가 150억위안이다. 두 하드웨어의 시장 규모를 합하면 800억위안에 달한다.

중국의 인터넷 보안솔루션 업체 치후360의 저우훙이 CEO는 "앞으로 인터넷TV 시장이 노다지를 캘 수 있는 금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TV 리서치의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인터넷TV의 동영상 시장 규모가 2017년에는 28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중국 시장은 2010년 4900만달러에서 2017년 20억57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이다.

샤오이딩 CEO는 "인터넷TV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게임과 쇼핑이 인터넷TV로 옮겨갈 것"이라며 "초기에는 규모가 크지 않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광대역 속도가 초고속망(2M)이기 때문에 인터넷TV가 중국에 진입해 발전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돼 있다.

자본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중국 IPTV 업체인 BesTV는 차이나유니콤과 손잡고 인터넷TV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중국 모바일 미디어 업체인 LeTV도 <중국인터넷방송사>(CNTV)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인터넷TV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스마트TV인 차오지TV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20일에는 LeTV 셋톱박스도 출시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iQIYI와 중국 라디오 방송<CNR>, <장쑤TV>는 인터넷TV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인터넷TV 프로젝트팀 역시 사업권자와 협력해 올해부터 인터넷TV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털 이노베이션워크는 LeTV 산하 인터넷TV 회사에 투자했다. 중국 인터넷TV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샤오이딩 CEO는 앞으로 인터넷TV에서 고화질(HD) 동영상 콘텐츠를 방영하게 되면 인터텟TV가 더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PC와 휴대전화에서 동영상을 보는 것이 패스트푸드에 해당한다면 인터넷TV에서 HD 영상을 보는 것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식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TV 관련 규제가 많아 사업권이 없는 기업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셋톱박스 출시를 발표한 뒤 바로 서비스를 중단한 샤오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샤오미는 지난해 11월14일 인터넷TV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밝혔지만 11월22일 갑자기 서비스 유지·보수 때문에 동영상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샤오미의 인터넷TV 서비스는 언제 시작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샤오미는 현재 BesTV와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esTV는 지난해 11월 광전총국(통신서비스 정책과 규제를 총괄하는 기관)에서 인터넷TV 셋톱박스 일련번호 200만 개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셋톱박스 1대에는 일련번호 1개를 부착해야 한다. 샤오미의 서비스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중단되자 방송·통신·인터넷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미끼를 던져본 것이다. 그런데 너무 조급했다. 방송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차이나모바일 홈멀티미디어 사업부에서 근무했던 루산은 샤오미가 2011년 10월 광전총국에서 발표한 '인터넷TV 사업권자의 운영관리 요건'(일명 181호 요건)을 위반했다고 전했다.

샤오미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일부 업체는 짝퉁 셋톱박스를 만들어 선전이나 베이징의 전자상가에서 판매해왔다. 짝퉁 셋톱박스는 동영상 사이트의 HD 콘텐츠와 외국 TV의 프로그램까지 제공했다. 이런 제품을 제조한 업체는 규모가 작고 영향력이 미미해서 광전총국도 눈감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광전총국이 샤오미마저 묵인해줬다면 비슷한 규모의 다른 업체들이 반발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을 것이다.

"레이쥔 회장은 정책을 몰랐던 게 아니라 정책을 시험해본 것이다. 궁극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인터넷회사 책임자는 이렇게 전했다. 인터넷TV의 핵심 가치는 콘텐츠 운영이다. 단말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긴 힘들다.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과거 IPTV(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제공되는 양방향 TV 서비스)와 3C(방송·통신·인터넷) 융합과 관련해 광전총국은 TV 콘텐츠 공급과 운영권을 장악해왔다. 이번에 샤오미가 실패한 것은 결코 의외의 사건이 아니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자제품 판매점 '하버리&노먼'에서 한 판매사원이 최대 통신사업자인 텔스트라의 실시간 IPTV 서비스 '빅폰드 TV'를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샤오이딩 CEO는 "광전총국은 되도록 많이 관리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PC나 휴대전화가 개인적 화면이었다면 TV는 가족이 함께 보는 화면이기 때문에 광전총국에서 TV 화면에 나오는 모든 콘텐츠를 통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IPTV나 인터넷TV 모두 콘텐츠를 방영하고 관리하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한데, 이런 플랫폼은 방송 관련 기업만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인터넷TV가 기존 케이블TV 사업자와 충돌하지 않도록 181호 요건에선 '지금 단계에서 인터넷TV 콘텐츠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주문형비디오(VOD)·사진·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방송 프로그램의 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IPTV가 준 교훈 때문이다." 샤오이딩의 말이다. 차이나텔레콤과 BesTV가 함께 IPTV 업무를 추진할 당시에는 실시간으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해 지역방송을 대체하는 역할을 했고, 이는 지역방송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현재 IPTV 가입자 수는 2천만 명을 넘어섰다.

IPTV 업무에선 TV 사업자가 통합 플랫폼을 장악했지만 가입자 확대, 요금·데이터 관리를 책임졌던 통신사업자가 사실상 업무를 통제했다. 이 때문에 광전총국은 인터넷TV 사업자가 독립적인 사용자 관리와 요금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통신사업자에게 이를 위탁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루산은 "사실상 통신사업자를 배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2010년 이후 인터넷TV 업계가 규제를 뛰어넘으려고 할 때마다 광전총국은 신속하게 반응했고 관련 규정을 발표해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루산은 "광전총국의 업무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속하게 규정을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다. 관련 조항이 더 엄격해지는 것은 예전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광전총국의 장벽에 막혀 각종 자본은 순조롭게 진입하지 못했다. TV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플랫폼은 중단됐고, 인터넷 기업은 사업권을 보유한 업체와 손잡아야 자격이 주어졌다. 통신사는 고객을 발굴하는 능력이 막강하고 요금 관리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광전총국의 정책 때문에 사태를 관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차이나텔레콤은 IPTV의 고객 관리와 운영 시스템을 개선해 인터넷TV에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TV 사업권을 확보한 사업자는 인터넷 사업자나 통신사업자에 비해 기술과 운영 경험이 부족하지만 핵심 가치를 확보한 셈이다. 샤오이딩 CEO는 "TV 제조사, 인터넷 사업자, 방송사가 산업 전체를 통째로 장악하려 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 정책에 따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파급효과 고려하는 중국 정부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인터넷TV 산업을 육성하려면 지금의 정책을 어느 정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업체가 함께 운영하고 각자 장점을 발휘해 산업 전체가 참여하는 건전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 시스템과 협력해 하나씩 정책을 연구하고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바꾸려 하거나 한계를 시험해선 안 될 것이다." 방송 관련 기업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인터넷 기업이나 통신사가 방송 시스템 기업과 공동의 이익 관계를 형성해야 광전총국이 규제를 조금씩 완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이딩 CEO 역시 관련 기업이 먼저 현행 규정을 준수하면서 시장과 규모를 키운 다음 정책 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 지금의 인터넷TV 정책은 이전에 비하면 꽤 완화된 편이다. 시장의 힘으로 조금씩 양보를 이끌어낸 결과다.

처음에는 TV 제조업체가 인터넷TV 개념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는데 이는 매출과 이윤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들은 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플랫폼 확보도 시도했다. TV 제조사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터넷에 있는 HD 콘텐츠를 통합하려 했지만 광전총국이 이를 저지했다. 그 뒤 TV제조사협회가 광전총국과 교섭을 벌였고 상황이 다소 누그러졌다. 결국 광전총국은 인터넷TV 통합업무관리규범을 발표했고, 사업허가권을 부여해 TV 제조사와 사업자가 협력해 인터넷TV를 발전시키도록 유도했다. 2011년 LeTV는 셋톱박스 러스허즈를 출시했지만 광전총국은 즉시 중단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상하이·창사·항저우 등 3개 도시를 인터넷TV 셋톱박스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루산은 앞으로 인터넷TV 사업자가 광전총국의 정책 조정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BesTV는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실적이 중요하다."

하지만 광전총국은 산업의 이익과 함께 정치적 요인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때로 갈등을 유발하지만 새로운 가능성도 있다.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가능성 말이다. 루산은 "광전총국이 통합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이를 풀어줄 가능성이 있다. 추가로 사업자를 지정하거나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해 실시간 방송을 허가할 수도 있고 통신사업자와 협력을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사업권을 심사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등 제도적 측면에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아득하기만 하다.

ⓒ 新世紀週刊 2012년 50호(제532호) 打不的盒子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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