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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핫머니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Cover Story 부동산 거품 쓰나미 다시 덮치나- ④ 핫머니 밀려드는 아시아 국가들
[34호] 2013년 02월 01일 (금) 장환위 외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산둥성 탄청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달러를 세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핫머니가 아시아 신흥국을 겨냥하고 있다. 뉴시스 신화

자산 저평가, 경기바닥론, 평가절상 전망으로 자금 밀물… 홍콩은 이미 주식·부동산 급등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조치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풀린 돈이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오르고,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금리 인상 등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핫머니의 유입을 촉진해 통화가치 상승을 재촉할 수도 있다.

장환위 張環宇 <신세기주간> 기자, 왕루이 王瑞 홍콩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한 이후 아시아 지역 국가는 대부분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 압력에 직면했다. 특히 대외계정과 외환거래가 자유롭고 개방도가 높은 국가가 큰 충격을 받았다. 홍콩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홍콩달러의 환율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홍콩 금융 당국은 시장에 개입해왔다. 금융 당국은 시장 개입 능력이 무한하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시장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

페그제(연계환율제·1달러당 7.75~7.85홍콩달러로 양국 화폐를 일정한 환율로 연동시키는 제도) 아래서 자본의 유출입이 지나치게 빈번해지면 통화 당국은 달러를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해 환율이 안정적 구간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홍콩이 이를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총알'을 갖고 있을까?

물론 홍콩만의 일은 아니다. 아시아 지역의 많은 국가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자국 통화가 절상되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급등했다. 여기에 다른 요인까지 더해져 해외 자본의 유입이 가속화됐다. 필리핀·말레이시아·타이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은 앞으로 핫머니(투기적 이익을 찾아 국제 금융시장을 이동하는 단기 부동자금)의 유입에 따라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회복되면서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정책 방향이 다시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단기 차익거래를 노리는 핫머니가 유입될 수 있다. 단기 차익거래는 핫머니의 유·출입을 조장한다.

핫머니 유입 부채질하는 홍콩 페그제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환율 차익과 투자 수익을 얻게 된다. 환차익은 투자한 통화의 환율 상승폭에 따라 결정되고 투자 수익은 현지의 주식·부동산 시장에 따라 결정된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대다수 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률도 하락했지만 2% 또는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던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여전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신흥국에서 나타나는 도시화와 경제구조의 전환, 그리고 정치적 변화는 단기 투자자에게 투자 기회를 마련해줬다.

핫머니가 홍콩으로 유입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부동산 단기 거래에 중과세를 부과한 뒤부터 부동산 시장은 해외 투자자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천쿤싱 메이리엔그룹(Midland Holdings) 주택부 최고경영자(CEO)는 "자금이 주로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으로 유입됐다.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이 약하고 당국이 거래 비용을 늘릴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처지에서 보면 투자하기도 전에 15%나 손해를 보는 셈이어서 투자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핫머니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비교적 명확한 정책 방향과 가격 동향이다. 천쿤싱은 2012년 들어 홍콩 부동산 거래 건수의 기복이 심했는데 이는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했다. "홍콩 부동산 시장은 이제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다. 2013년에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다."

이에샹 회이신자본유한공사(Vision Gain Capital Limited) CEO는 지금까지 홍콩으로 유입된 자금이 대부분 주식과 채권 시장으로 흘러갔다고 했다. "일부 종목이 많이 하락했고, 향후 중국 경제를 낙관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중국 경제지표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핫머니가 유입되고 있다." 그는 "2013년 중국 경제가 저점을 찍는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나오면 핫머니 외에 더 많은 장기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금 유입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중국 경제가 저점을 찍었다는 외부의 기대를 낮추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핫머니가 계속 유입되지 않겠지만 아마 중국 정부가 이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해외 투자자의 처지에서 보면 지금의 국제 금융 환경 때문에 중국 본토와 홍콩이 상대적인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한 해외 기관 투자자는 이렇게 진단했다. "지금까지 홍콩으로 유입된 자금 중 일부는 해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자산 배분 재조정에 따른 것이지만 중국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고 투자한 자금도 있다. 미국은 재정절벽(Fiscal Cliff), 유럽은 채무위기 문제가 있고 중국 경제는 거의 바닥에 도달했는데 중국과 홍콩의 주가가 오르지 않아 주식이 저평가돼 있었다. 그래서 중국 본토와 홍콩 시장으로 자금이 몰린 것이다."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은 자금 유·출입이 쉬워 핫머니의 주된 먹잇감이 돼왔다. 최근에는 통화가치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크게 오르는 구룡반도의 현대식 아파트 앞에 낡은 아파트가 보인다. REUTERS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은 자금 유·출입이 쉽고 비용도 저렴해 투자 경로가 다양하다는 강점이 있다. 게다가 중국 본토와의 관계가 갈수록 긴밀해짐에 따라 위안화 절상에 따른 테마주의 특성도 갖게 되었다. 중국 테마주가 홍콩 시장에 대거 상장돼 있고 위안화 표시 채권도 종류가 다양해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중국 내에 투자하는 것보다 공격과 방어에 유리하다.

일부 학자들은 핫머니를 일률적으로 차단하기보다 자금 진입 규모를 확대해 금융 당국의 관리·감독 아래서 장기 투자자의 자금을 더 끌어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위안화 변동폭을 늘려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한편,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 규제를 강화해 집값 반등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가치 저평가로 인한 매력 외에 홍콩 시장이 핫머니의 목표가 된 또 다른 원인은 바로 페그제다. 2012년 6월 중순 런즈강 전 홍콩 금융관리국 총재가 페그제에 대해 회의적인 글을 내놓자 시장의 연쇄반응을 불러와 홍콩달러에 대한 투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 해외 기관 투자자는 이렇게 말했다. "홍콩달러가 변동환율제로 전환해 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환율이 강세를 유지하게 되면 금융 허브이자 무역 중심지로서 홍콩의 지위가 흔들리고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다. 이 때문에 페그제를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실 지난해 3분기부터 핫머니가 일부 국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도와 필리핀에서는 핫머니 유입 현상이 두드러졌다. 인도는 정치 개혁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은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 압력이 상승했다. 최근 뱅크오프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필리핀의 페소가 향후 1년 동안 10% 이상 절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페소가 크게 저평가돼 있는데다 해외 노동자들이 송금한 외환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거시경제 또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3분기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1%를 기록해 직전 1~2분기 평균 6.5%보다 상승했다. 4분기에 경기가 안 좋아졌다고 해도 2012년 전체 성장률은 필리핀 정부가 예상했던 목표치 5~6%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도·필리핀·한국·말레이시아 등 표적

투자 수익의 관점에서 보면 경제의 기초 여건이 건실하고 통화절상이 예상되는 국가야말로 핫머니가 겨냥하는 최적의 목표다. 로브 슈바라만 노무라증권 아시아 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 각국의 통화가 2013년에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페소와 말레이시아의 링깃이 가장 두드러지고 한국의 원화, 중국의 위안화, 싱가포르의 달러, 타이의 밧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인도의 루피, 인도네시아의 루피아, 대만의 달러는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상반기에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되고 중국 경제가 안정되면 시장의 위험 선호 성향이 상승해 자금이 아시아로 몰려들면서 통화절상 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부터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경상수지 개선 등의 요인으로 인해 통화절상 폭이 커질 것이다.

신흥국의 자산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 역시 해외 유동자금을 흡수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신흥국은 전망이 밝다." 황하이저우 중국 국제금융유한공사(CICC) 투자전략가는 지난해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타이나 인도네시아 등 비교적 저개발국의 실적이 양호했지만 올해는 자금이 다시 경제 수준이 높은 신흥국으로 몰릴 것이라고 했다. "자금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유입되겠지만 전폭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국가가 더 주목받을 것이다. 또한 인도가 정부 개편 이후 주식시장이 자극받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개혁 추진력이 더욱 강력하기 때문에 중국 A주(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내국인과 허가받은 해외 투자자만 거래) 시장이 해외 자금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 新世紀週刊 2012년 51호(제533호) 熱錢向何處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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