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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의를 위한 토지이용'을 아시나요?
Cover Story 부동산 거품 쓰나미 다시 덮치나- ③ 도시개발의 모델 뮌헨
[34호] 2013년 02월 01일 (금) 엘리자베트 니야르 외 economyinsight@hani.co.kr

   
뮌헨시는 도심 개발시 공공주택 건립을 의무화하고 있다. 뮌헨 중심가 빅투알리엔마르크트 지역(왼쪽). 부동산 중개업자 토마스 니스터(오른쪽 사진 가운데)가 투자를 위해 독일 베를린을 찾은 이탈리아 고객들을 상대로 아파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AP

개발이익 환수, 공공주택 의무화, 월세 상한 등으로 부유층과 빈곤층 공존하는 도시 뮌헨

주택난이 심각하지만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 뮌헨시는 공공주택이 슬럼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유층과 서민층이 함께 거주하는 도시개발에 힘쓰고 있다. 개발 이익의 3분의 2를 환수해 임대주택·유치원·노인정 등의 건축에 쓰도록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도심 고급주택의 3분의 1은 공공주택으로 지정하고 월세 상한선도 정해놨다.

엘리자베트 니야르 Elisabeth Niejahr <차이트> 베를린 지사 경제부 기자

페트라 핀츨러 Petra Pinzler <차이트> 베를린 지사 정치부 기자

마르크 시어리츠 Mark Schieritz <차이트> 경제부 기자

야나 지몬 Jana Simon 자유기고가

도시개발계획자들은 과거의 오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 도시개발계획자들은 공공주택을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해 해당 지역을 사회적 약자들의 게토로 전락시키는 잘못을 범했다. 그래서 각 도시의 개발계획자들은 이와 다른 길을 걸어온 뮌헨을 표본으로 삼고 있다.

전통적으로 집세가 비싼 뮌헨이 역설적이게도 이제는 도시개발의 모델이 됐다. 뮌헨 시당국은 시내 중심가에도 빈곤층, 부유층, 무자녀 가정이 살 수 있도록 특별 규정을 만들고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했다. 뮌헨시 건설국의 엘리자베트 메르크 건설위원은 "우리는 뮌헨을 부유층만을 위한 도시로 만들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메르크 위원은 할레시에서 일하는 동안 시민들이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도심 주택이 텅텅 비는 공동화 현상을 목격했다. 그러나 메르크 위원은 뮌헨에서 할레와 정반대로 주택 부족에 맞서 싸우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뮌헨은 여전히 주택난에 허덕거리고 있다. 하지만 뮌헨의 계속되는 주택난도 메르크 위원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지는 못했다. "뮌헨의 정치인과 정당이 합의에 도달한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모두 일심동체가 돼 도심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택 건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뮌헨 시당국의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사회정의를 위한 토지이용'이라는 중요한 용어가 있다. 이 말을 해석하면, 뮌헨에서 새로운 지역 또는 건물을 개발하는 투자자는 수익금의 3분의 1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금의 3분의 2는 공공 임대주택, 유치원, 학교, 노인정 건축에 사용된다. 초기에는 시장 적대적인 정치적 개입이라며 건축업계의 격렬한 항의가 빗발쳤다. 지금은 이 규정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익금의 3분의 1만 가져가도 수지타산이 맞기 때문에 뮌헨의 건축주들도 시 행정에 협조적이다. "뮌헨에 직접 거주하면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려는 건축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부유층만을 위한 도시 필요 없다"

그 덕분에 뮌헨은 최고가 건물에서도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게 됐다. 현재 뮌헨 빅투알리엔마르크트 인근에 위치한 화력발전소 건물이 재건축되고 있다. 재건축되는 건물의 펜트하우스 가격은 2천만유로(약 28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이 재건축 건물은 뮌헨 시민들에게 고급주택의 상징이다. 메르크 위원은 이 고급주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뮌헨에 서민을 위한 저렴한 주택이 존재하는 한 최고급 주택의 매매가가 얼마든 상관없다. 이는 화력발전소를 재건축한 건물도 마찬가지다." 화력발전소를 재건축한 건물은 신축 주거 공간의 3분의 1이 공공주택으로 사용되며, 월세 상한선이 정해진다.

뮌헨에는 고급주택과 공공주택이 적절한 비율로 양립하고 있어 오히려 주거지로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 그래서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메르크 위원은 고급주택과 공공주택이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도록 지원할 것이며, 신규 주택에서 주택조합을 위한 면적을 더 많이 확보하고 물량도 늘리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도심 주택건설협회나 소규모 주택조합과 함께 돈과 공간이 덜 소요되는 새로운 주택 및 건축 형태를 실험해볼 생각이다. 현대인들은 과거와 다른 형태의 거주 형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40살 전후 중년층의 주요 관심사는 아무래도 부동산, 새로운 집의 수도꼭지와 바닥 목재 종류 등이다. 하지만 주택에 대해서는 부모 세대와 지금의 40대가 생각이 다르다. 토르스텐 지글러는 교외 녹지대가 아닌 도시에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지글러에겐 다른 가족들과 함께 짓는 공동주택이 절실했다.

2001년만 해도 베를린에는 주택조합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무려 350개에 달한다. 주택조합을 통하면 건축 비용이 최대 20% 저렴해진다. 주택조합은 건축가, 수공업자, 공증인 비용을 공동 부담한다. 또한 부동산 취득세의 부담 비율이 낮아지고 시공사의 수익률은 줄어든다. 다만 뮌헨과 달리 베를린은 주택조합을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위기에 따른 기회가 있다. 소규모 신규 주택은 거주자 개인의 필요에 맞춘 건축이 가능해진다. 주택시장에 나오는 매물 대부분은 여전히 자녀 2명이 있고 외벌이 가구라는 전후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에 도시 외곽의 정원이 딸린 주택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맞벌이 부부가 도시 근교에 살면 직장까지 거리가 너무 멀고, 어린이집 자리를 얻기가 어려우며, 종일학교도 찾아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도심의 주택도 미혼자와 이혼자, 해체 가정 및 요양이 필요한 노부모 부양 가정, 직업상 이사를 많이 다녀야 하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지역 정치인들과 국가의 도시개발 담당자들이 이 정도로 진일보한 사고를 하게 되기까지는 주택난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 쾰른 아그네스 지역에서 화요일 아침 8시에 헤르빅 노박(77)과 에밀 르멘(18)이 집에서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연금생활자인 노박은 "식사 때마다 신선한 빵이 항상 있지는 않다"면서 프랑스인 대학생 르멘에게 블랙커피를 따라준다. 노박과 르멘은 앞으로 자주 함께 식사를 할 것이다. 공동의 식사가 동거 규정에 속하기 때문이다. 함께 요리를 해도 음식이 그리 맛있지는 않다. 둘 다 요리를 못한다.

노박과 르멘이 한집에서 동거하게 된 계기인 '도움을 위한 주거 프로젝트'는 어느새 대학도시 20개에서 시행되고 있다. 대학도시의 주택난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이 프로젝트의 원칙은 아주 간단하다. 노인이 자신의 집을 대학생과 공유하는 대신 대학생은 노인의 일상을 도와준다. 물론 이런 방식이 대학생들의 주택난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주택난을 해소하고 새로운 주거 모델을 실험하는 일상 속 다양한 해결책 중 하나임은 확실하다.

독일에서 오래된 주택이 가장 많은 라이프치히에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주택난 대책이 좋은 반향을 얻고 있다. 재정적 여유가 없는 서민들이 입주할 주택 물량은 부족하지만 수리비를 감당하지 못해 비어 있는 낡은 주택 역시 많다. 이렇게 비어 있는 낡은 집들이 대학생, 예술가, 가난한 창업자에게 무상으로 임대되고 있다. 입주자는 건물을 관리하는 대신 최대 5년까지 집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입주자는 주택 곳곳의 소소한 파손을 수리하고, 수도관이 파손되거나 지붕이 새는 곳이 있으면 집주인에게 알려준다.

노인-대학생 공동 주거 프로젝트 눈길

로날트 폴(40)은 "비용 때문에 낡은 건물로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계단에는 공사장에서 남은 돌더미와 페인트 상자가 놓여 있다. 주택 복도에 놓인 낡은 책장에는 예술 전집과 철학가 전집이 꽂혀 있다. 라이프치히의 소셔셴가의 오래된 건물은 5년간 무상으로 임대됐다.

라이프치히에는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무상 임대 건물이 16곳에 만들어졌다. 16개 주택 대부분은 입지가 좋지 않아서 매매가 힘든 오래된 건물들이다. 대다수 주인들은 독일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서히 무너져가는 주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 시민단체가 나서 집주인과 입주자들 간의 미팅을 주선했고, 지금까지 무상으로 임대되던 5년간의 과도기를 거치는 조건으로 주택 7채의 새로운 주인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이전 입주자들이 해당 건물을 매입한 경우도 많았다. 이런 방식으로 라이프치히 전역에서 임대료가 저렴한 주택, 사무실 공간, 아틀리에가 생겨났다.

현재 신연방주의 5개 도시에 무상 임대주택이 생겨났으며, 구연방주 지역에서도 무상 임대주택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빈 주택 물량이 늘어날수록 무상 임대주택의 성공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뮌헨이나 함부르크 등의 대도시에는 빈 주택이 점점 줄고 있지만 그래도 무상 임대가 가능한 낡은 주택이 조금이나마 있다. 베를린에는 무상 임대가 가능한 오래된 건물이 적지 않게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 노동사회부 장관 및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사민당-녹색당 연정에서 건설부 장관을 지낸 프란츠 뮌테페링은 빈 주택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콘셉트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뮌테페링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개인이 소유한 빈 주택을 임대하거나 매입해 집이 필요한 무주택자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하자고 제안했다. 정치가 시민들에게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 Die Zeit 2012년 51호 Unsere neue Heimat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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