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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를 생각하며
Editor’s Letter
[33호] 2013년 01월 01일 (화) 정남기 jnamki@hani.co.kr

20대일 때는 50대가 까마득해 보인다. 그리고 고리타분해 보인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30대, 40대가 금방 지나간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거나 졸업시키면 어느새 50줄 문턱을 넘어선 자신을 보게 된다.

50대는 참 어려운 시기다. 자식들 대학 졸업시키고, 취직시키고, 결혼시키는 일을 무사히 마무리해야 한다.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때다. 스트레스도 많다. 무엇보다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 벌어놓은 돈은 없고 써야 할 돈은 많은데 언제 직장을 그만둘지 알 수가 없다. 평균수명이 길어져서 부모님을 떠나 보내는 시기도 늦어졌다. 요즘은 그때가 50대 중·후반이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들을 50대에 치러내야 한다. 또 하나 큰 변수가 있다. 건강이다. 큰 병은 주로 50대에 걸린다. 스트레스가 가장 많으니 당연한 일이다. 내 주위에서도 최근 50대 후반의 지인 한 명이 세상을 떠났다. 정년퇴직을 한 뒤 병원을 찾았더니 암이었다. 그는 몇 달을 버티지 못했다.

그렇게 보면 50대는 인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생활 수준이 비슷한 사람도 5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빈부의 격차가 갈리고, 인생의 마지막 모습이 결정된다. 냉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하는 50대의 경제학이다.

지난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50대가 단연 화제가 됐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50대의 투표율이 89.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여당 지지 성향도 크게 강화됐다. 투표율과 득표율 양면에서 모두 박근혜 당선자에게 일등공신인 셈이다. 10년 전과 비교해보자. 2002년 대선 때 50대의 57.9%가 이회창 후보를 찍었지만 이번에는 62.5%가 박근혜 후보를 선택했다. 당시 40대는 47.9%가 이회창 후보를, 48.1%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찍었다. 바로 지금의 50대다. 10년 동안 여당 지지율이 14.4%포인트나 올라갔다.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상황에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다. 쉴 새 없이 달려왔지만 수많은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는 50대. 그들은 자식 걱정, 부모 걱정, 자기 걱정에 편할 날이 없다. 50대가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최근 한국은행·금융감독원·통계청이 공동 조사한 금융부채 현황을 보면 40대가 6502만원, 60대가 5705만원인 데 비해 50대는 무려 7634만원이었다.

이런 다른 세대도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50대는 특히 현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잘 헤아리는 경제정책을 기대해본다.

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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