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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경제
Editor’s Letter
[32호] 2012년 12월 01일 (토) 정남기 jnamki@hani.co.kr

후진타오가 물러나고 시진핑이 중국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새로운 10년 동안 중국을 이끌 권력 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시진핑의 취임 일성은 '부패 척결'이었다. 분열과 갈등의 조짐을 보이는 중국 사회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부패부터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지금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는 간단치 않다. 수출 주도형 고도성장 전략은 그 힘을 다했고, 내수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소득 불평등 심화로 계층·지역 간 갈등이 커지면서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이 크고 작은 시위로 터져나오고 있다. 잘나가다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점이 되자 쌓였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이런 문제들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것이다. 따라서 새 지도부는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중국을 새로운 길로 인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 핵심에 있는 것이 부의 재분배다.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지만 기득권층이 있고, 빈부의 격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 부가 집중된 곳은 어디일까? 대표적인 것이 국영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재벌이 비판 대상이지만 중국에선 국영기업이 그렇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경제민주화가 화두라면 중국에선 국영기업 혁신과 부의 재분배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국영기업만 살찌고 국민은 아직 가난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부패 문제가 나온다. 국영기업을 장악한 기득권층이 태자당(원로층의 자녀 그룹) 등 권력층의 비호를 받거나 그들과 사실상 한 몸이기 때문이다. 정경유착이 심하니 부패가 없을 수 없고, 이를 개혁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국영기업 개혁은 정치 개혁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에는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태자당 출신 보수파 인사들이 대거 입성했다. 시진핑의 부패 척결 발언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 당면한 문제를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중국 정부도 분배를 통해 중산층을 키우고 내수 기반을 다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민심 수습과 사회 통합 차원에서도, 장기적인 성장 전략 차원에서도 부의 재분배는 시급한 과제다. 문제는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고도성장을 했던 것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치적 변혁이 있을 수도 있다. 열쇠는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의 의지와 리더십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재벌 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과 부의 편중은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성장의 잠재력을 약화시킨다. 이를 해결할 사람은 경제관료가 아니라 정치인이다. 정치인들이 하지 못하면 극심한 사회불안 상황을 맞게 된다.

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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