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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부 도려낼 네가지 칼
[Issue]위기의 유로존
[3호] 2010년 07월 01일 (목) 배리 아이켄그린 Barry Eichengreen economyinsight@hani.co.kr

배리 아이켄그린 Barry Eichengreen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

금융위기는 불확실성을 먹고 자란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신뢰는 더 크게 손상되고 복구는 더 어려워진다. 때문에 유로존 위기를 종식시키려면 유럽 정책 당국자들이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는 말하기는 쉽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대내적 공감대를 만들어내려 애쓰고 있다. 또 아일랜드는 그렇게 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보여줬다. 하지만 남유럽에서 잇따르는 거리시위는 아일랜드의 성공을 남부 유럽에서 재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재정의 건전성 회복을 위한 정치적 컨센서스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구조적 합의 도출해야
게다가 구조 개혁은 재정의 건전성 회복보다 더 어려운 과제다. 경제 모델 개혁은 여러 해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해야만 실현될 수 있다. 단계적인 개혁도 신뢰 회복에 어느 정도 자극이 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위기를 종식시키지 못한다. 각국 내부의 구조 개혁도 필요하고, 유럽 전체의 구조개혁도 필요하다. 27개 유럽연합(EU) 국가가 구조 개혁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구조 개혁의 합의 도출 노력이 지연될수록 위기 종식과 유로화의 신뢰 회복도 그만큼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의사록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 강화 조치를 취해야 하고, 유럽연합(EU)은 재정 건전성에 관한 기준을 각 회원국이 준수하도록 하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
 
불확실성 해소 시급
유로존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유럽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다음의 네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 유럽의 정책 담당자들은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표하고, 재무 상태가 위험할 정도로 약화된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을 해줘야 한다. 남유럽 국가의 채권을 은행들이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에 관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행동을 부추길 것이다. 투자자들은 은행들의 건전성 정보를 필요로 한다. 이런 정보가 그들에게 제공되지 않는 한 위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유럽의 정책 담당자들은 그들이 만든 수천억유로 규모의 특수목적기구(EFSF·유럽 재정안정기구)에 관한 정보를 더욱 자세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특수목적기구가 발행하는 채권이 과연 기존 국가 채권보다 신용도가 높을지에 대해 시장은 알고 싶어한다. 특수목적기구가 자체적으로 재원 조달을 할 수 있을지, 금융시장에서 요구되는 속도로 자금 지원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시장은 알고 싶어한다. 특수목적기구에 대해 5월 초에 발표된 내용은 시장에 신뢰를 주기에는 불충분하다.
셋째, ‘그리스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유럽의 관리들이 사실과 다르게 그리스 부채에 대한 채무 조정이 불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하는 한 그들의 다른 발언들도 단지 희망 사항의 표현으로만 간주될 것이다. 유럽의 정책 담당자들은 그들 자신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그리스 부채에 대한 채무 조정에 나서야 한다.
넷째, 유로화 약세를 허용하는 데 그치지 말고 경제성장을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독일 정부는 자국의 총수요를 떠받쳐야 하고, 그 사이 유럽의 다른 나라 정부들은 재정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독일도 인구 고령화를 감안해 재정 균형을 목표로 삼는 게 바람직하지만, 독일의 경우에는 2010년이 아닌 2012년 이후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 고통, 독일·ECB가 덜어줘야
아울러 유럽중앙은행도 필요한 조치를 추가로 취해야 한다. 만약 1% 정도의 금리 인하를 해봐야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된다면 ECB가 ‘양적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성장이 없다며 구조조정과 건전성 회복을 위한 작업에 따르는 고통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위기에 대한 대응은, 그 위기가 곪아서 덧날 것이 우려될 정도로 지연되고 있다. 그나마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유럽이 스스로 채택해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존재하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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