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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원인은 운동 부족이 아니라 설탕
Special Report Ⅱ ● 달콤한 마약, 설탕 ①
[31호] 2012년 11월 01일 (목) 자미하 샤피 economyinsight@hani.co.kr

   
 
비만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그에 따른 질병도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운동 부족이 원인이라는 진단이 많았다. 그러나 사실은 설탕이 더 중요한 원인이다. 상시적으로 설탕을 과다섭취하는 상황에서 개인의 의지만으로 비만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기업은 소비를 늘릴 방안만 생각하고 있다. 설탕도 담배처럼 규제가 필요하다._편집자

미국인 1인당 연간 설탕 58kg 소비… 비만에 그치지 않고 간 망치고 신진대사 깨트리는 주범

비만은 현대인의 가장 큰 건강 위험 요소가 됐다. 비만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간은 왜 건강을 해칠 정도로 살이 찔 때까지 먹는 것일까? 연구자들은 한 가지 기호품을 의심하고 있다. 바로 설탕이다. 설탕은 정말 알코올이나 니코틴처럼 위험한 것일까?

자미하 샤피 Samiha Shafy <슈피겔>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임상소아과 교수 로버트 러스티그(55)는 호르몬 장애와 소아비만 분야의 전문가로 몇 년 전부터 유튜브의 유명인사가 된 학자다. 2009년 5월26일 러스티그 교수는 대학에서 주최하는 일련의 공개강의 중 하나로 '설탕-쓰디쓴 진실'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당시 그는 이 강연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유튜브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두 달 뒤 인터넷 포털에 올린 그의 강연 영상은 크게 히트했다. 복잡한 인간의 포도당 대사에 대한 그의 1시간30분짜리 강의 동영상은 지금까지 270만 번 이상 재생됐다.

오프라인에서도 러스티그 교수는 인기 초청강사다. 그는 임상연구와 병원 근무를 하며 강의하러 바쁘게 뛰어다니고, 더불어 대학과 양로원에서 강연을 하고 TV에도 출연하고 있다. 러스티그 교수의 강연이 알리는 진실은 설탕이 알코올처럼 간을 손상시키고 신진대사의 균형을 깨트리는 마약으로, 지난 약 30년간 인류가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비만화하고 병든 이유가 갑작스러운 식욕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C11H22O11, 즉 설탕 때문이라는 것이다.

러스티그 교수는 짧은 기간 내에 인간의 유전자풀이 갑작스럽게 살이 찌도록 변화했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세대가 과거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그리고 지방은 애초부터 비만 유발 혐의에서 벗어나 있다. 1970∼80년대의 '저지방 운동'으로 인해 오늘날 우리는 오히려 과거보다 지방을 덜 섭취하고 있다.

기름기가 빠진 음식은 마치 골판지를 씹는 듯한 맛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품업계는 한 가지 열량 높은 맛 요소를 다른 열량 높은 맛 요소로 교체했다. 바로 아기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떠오르게 하는 물질, 설탕이다. 설탕은 수많은 음식에 숨어 있다. 사람들이 짐작하는 음식은 물론이고 소시지, 식빵, 크림치즈, 훈제연어, 빵가루를 입힌 포크커틀릿, 샐러드소스, 피자, 아침식사용 콘플레이크, 프레첼 스틱에도 들어 있다.

지난 50년간 전세계적으로 설탕 소비량이 3배로 늘어나 현재는 연간 1억6500만t에 이르렀다.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서는 국가의 번영과 함께 특히 설탕 소비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그와 동시에 서방세계의 문명병인 비만, 당뇨, 심혈관 장애 같은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과체중인 사람들이 손에 청량음료를 든 채 지하철역으로 들어가고 있다(왼쪽). 뉴욕시가 비만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성인 운동시설에서 한 시민이 운동을 하고 있다(오른쪽). 뉴시스 REUTERS

쓰이지 않는 곳이 없는 설탕

세상에서 가장 비만한 대중인 미국인들보다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미국인들의 한 해 평균 1인당 설탕 소비량은 무려 58kg에 달한다. 다행히도 독일인들은 그에 비하면 설탕을 훨씬 적게 먹지만 독일인들의 한 해 1인당 평균 설탕 소비량 36kg도 독일 영양협회에서 권고하는 양의 2배 이상 된다. 이 통계는 1970년대 이후 설탕의 값싼 대체품으로서 가공식품의 원료 중 하나인 옥수수 시럽이나 액상과당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어디에나 존재하는 설탕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러스티그 교수는 주장한다. 약 3분의 2가 비만이고, 그중 다시 3분의 1은 병적 비만 상태인 미국인들은 그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인다.

러스티그 교수는 2001년 미국 어린이 600만 명이 비만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동안 이뤄진 언론의 관심과 공익광고,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가꾸는 채소밭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2천만 명의 어린이가 비만 상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이미 영양실조인 사람보다 비만인 사람 수가 30% 더 많다. 현재 3억14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미국만 해도 2030년까지 1억6500만 명이 비만이 되고, 2050년까지 당뇨병 환자 수는 1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노년층을 위한 미국의 국가 보건 시스템인 메디케어는 2024년에 무너질 것이다.

"미국 정부가 비만에 대한 설명으로 내놓는 것은 식탐과 게으름이다. 이는 피상적인 설명에 불과하다. 정부의 견해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과식하는 게으름뱅이이고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적게 운동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

러스티그 교수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인간이 왜 점점 비만해지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은 정말 어렵다. 음식과 보건 전문가들이 수십 년 전부터 "칼로리를 덜 섭취하고, 더 많이 움직여라"고 설교하고 있지만, 이 계몽과 호소의 결과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독일인들 사이에서도 점차 비만이 확산되고 있다. 베를린의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현재 독일 남성의 67%, 여성의 53%가 너무 살쪄 있다고 보고했다.

심지어 5명 중 1명은 병적 비만 상태다. 600만 명의 독일인이 당뇨 진단을 받았고, 앞으로 10년 내에 이 수는 2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특히 염려스러운 것은 독일의 어린이와 청소년 역시 20%가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고, 그중 절반 이상이 비만이다. 노인성 당뇨병이 이제는 어린아이들에게서도 발견되고 있다.

러스티그 교수와 그의 지지자들은 이제 이 토론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최초로 이 드라마의 악역을 찾아냈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단 하나의 기호식품이 비만 재앙의 주범이라고 단언한다. 설탕은 니코틴이나 알코올과 비슷하게 그 소비를 국가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중독물질이라는 것이다.

설탕을 비만의 원인으로 보는 설에 대한 학계의 최종적인 판결은 내려지지 않았다. 아직은 러스티그 교수의 증거 사슬이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귀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 만일 그의 주장이 옳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 힘들다. 슈퍼마켓, 패스트푸드 체인, 청량음료 제조업체는 중독물질을 사용해서 수익을 올려 전 국민의 건강을 망치는 마약상인들처럼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설탕을 갈구하는 중독자 같은 처지가 되는 것이다.

잘 움직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방이 쌓인다.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은 더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이 상식이 정말 옳을까? 다수의 연구 결과가 규칙적 운동의 효용성을 증명하고 있다. 육체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대부분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육체 단련을 세계적인 비만 위기를 해결하는 열쇠로 본다. 그렇지만 러스티그 교수와 그의 지지자들은 주류 학설에 의심을 품게 하는 증거들을 수집했다.

미국 뉴욕 헌터칼리지의 인류학자 허먼 폰처가 이끄는 연구팀은 동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지금도 과거 그들의 조상처럼 수렵·채집으로 살아가는 해드자족의 구성원들이 평균적으로 소비하는 열량이 미국 사무직 회사원들이 소비하는 열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국의 장기 연구 조사인 '미네소타 하트 서베이'(Minnesota Heart Survey)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중에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47%에서 57%로 상승했다. 그리고 영국 플리머스 페닌슐라 의대의 연구는 영국 어린이들이 오늘날에도 50년 전 같은 나이의 아동들과 비슷한 활동량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2년간 한 초등학생 그룹의 성장 과정을 관찰한 내분비학자 테리 윌킨의 연구팀은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운동 부족은 피하지방 조직 형성에 거의 아무런 역활을 하지 않았다. 운동 부족은 비만의 원인이라기보다 비만의 결과에 가까웠다. 윌킨 연구팀은 한 해에 한 번 조사 대상자들의 육체 활동 정도와 체지방률을 확인한 뒤 이 결론에 도달했다. 즉, 아동들이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지는 지방이 쌓이는 것과 큰 관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체지방률이 높아지는 것은 향후 몇 년 안에 그 아동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되리라는 확실한 전조였다. 아동들이 너무 뚱뚱해지는 것은 일차적으로 첫돌 이전의 1년간 영아 시기의 음식 섭취와 동성인 부모의 모델이 문제라고 연구자들은 조사 결과를 해석했다.

운동만으론 비만 치료 어려워

운동이 아동비만을 예방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살을 빼는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는 것일까? 윌킨과 그의 동료들은 비만아동의 다이어트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일련의 스포츠 프로그램을 분석 평가했다. 그 결과, 3년 동안 어린이들이 평균적으로 몸무게가 약 90g 줄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자들의 결론은 "육체적 활동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아동비만의 해결책을 찾으려면 연구의 초점을 식이에 두어야만 한다.

물론 누구도 운동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규칙적으로 육체적 활동을 하는 사람은 병에 덜 걸리고 아마 더 오래 살 것이다. 반(反)설탕주의 전도사인 로버트 러스티그 교수 역시 강의에서 항상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요 없는 지방을 없애는 데는 음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연구교수 스티븐 고트메이커와 켄드린 소너빌이 이 현상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공했다. 청소년 538명을 대상으로 1년6개월에 걸쳐 실시한 연구조사에서 이들은 이 기간에 이전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한 아이들이 운동으로 소비한 열량보다 평균적으로 100kcal를 더 섭취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Der Spiegel 2012년 36호 Die süße Droge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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