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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에 기대 생존하는 노키아의 운명은?
Business ● 한쪽으로 기우는 MS-노키아 동맹
[28호] 2012년 08월 01일 (수) 마르쿠스 로베터 economyinsight@hani.co.kr

   
지난 6월 말 타이 방콕에서 열린 국제이동전화쇼에서 참가자들이 노키아의 '루미아 900'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신화

휴대전화 시장 1위 자리 내준 노키아… IT 대기업들의 인수 대상으로 전락

MS와 노키아가 2011년 동맹을 구축한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노키아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잇단 긴축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으나 MS의 지원금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 못할 정도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누가 노키아를 인수할 것인지에 모아진다. 특허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1만여 건의 특허를 보유한 노키아는 지적재산 확보라는 측면에서 아직도 매력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마르쿠스 로베터 Marcus Rohwetter <차이트> 경제부장

지난 6월 셋쨋주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노키아를 둘러싼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발단은 미국 소프트웨어 대기업 MS와 핀란드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가 6월25일 중대 발표를 한다는 뉴스였다. 자세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한 줄짜리 뉴스는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필 MS와 노키아가? 그것도 같은 날에? 혹시 MS가 한때 핀란드 국민의 자부심이었던 노키아를 인수하겠다고 발표라도 하는 것일까?

MS의 노키아 인수 발표?

하지만 6월25일 두 기업이 발표한 내용은 예측과 달랐다. 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새로 개발한 태블릿 PC '서피스'(Surface)를 발표했다.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적할 경쟁 상품으로 MS가 야심차게 선보인 서피스는 커버에 키보드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노키아가 발표한 새로운 소식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노키아는 미국에서 새로운 휴대전화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지만 MS의 서피스 출시 소식에 묻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언론 지면을 장식한 것은 노키아의 신형 휴대전화 모델 출시가 아닌 MS의 서피스 출시였다.

두 기업의 소식은 서로 관련 있다. MS와 노키아는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운명공동체기 때문이다. MS의 CEO 스티브 발머와 노키아의 CEO 스티븐 엘롭이 두 기업 사이에 "새로운 글로벌 생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던 2011년 초부터 적어도 두 기업은 운명공동체가 되었다.

하지만 MS와의 동맹 관계에서 노키아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때 전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던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는 시장 1위 자리를 삼성과 애플에 내주고 말았다. 주식시장에서 노키아의 주가만 봐도 노키아가 인수 대상 기업으로 거론되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다. 5년 전만 해도 미국 주식시장에서 노키아의 주가는 40달러였지만 지금은 겨우 2달러50센트다.

2년 전 노키아의 CEO로 취임한 엘롭은 당시 "노키아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엘롭은 노키아를 휩쓴 불을 여태까지 끄지 못했다. 6월 셋쨋주에는 비록 잠깐이기는 했지만 노키아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면서 기업 창립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주가 하락에 대한 경고음과 더불어 신용평가사 2곳이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 폭락이 결국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6월 말 노키아 경영진은 대규모 긴축 프로그램을 재차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긴축 프로그램에 따르면, 2013년까지 일자리 1만 개가 감축되고 핀란드·캐나다·독일의 연구소와 공장이 문을 닫게 된다. 독일의 경우 3개월 전만 해도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되던 울름연구센터가 문을 닫는다. 여기에는 700명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다. 3개월 전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노키아 모바일폰 수석 부사장 메리 맥도웰은 "노키아는 향후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수많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키아의 상황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노키아의 울름연구센터도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고, 맥도웰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전략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컨설팅업체 가트너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부사장은 노키아의 스마트폰 전략 확대는 "루미아 모델을 성공시키기 위한 도박"이라고 해석했다. 루미아는 MS의 모바일 운영체계 '윈도폰'(Windows Phone)으로 운영되는 노키아의 스마트폰 모델 이름이다.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루미아 모델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선호로 인해 루미아 모델은 틈새시장 제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루미아의 판매량 증가는 노키아의 MS 의존성을 심화한다.

MS 임원들이 노키아 경영

루미아 모델은 노키아와 MS 두 기업의 기술, 문화, 재정적 협력에 있어 큰 획을 그은 제품이다. 두 기업의 협력은 인력 교류에서 시작된다. 스티븐 엘롭은 노키아 CEO로 오기 전에 MS 임원이었다. 6월 셋쨋주에 신임 북미 지역 대표로 소개된 크리스 웨버 역시 MS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재정적 면에서도 두 대기업은 서로 연계돼 있다. MS는 노키아에 정기적으로 '지원금'을 주고 있다. 2011년 4분기에 MS가 노키아에 지급한 지원금은 2억5천만달러였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MS는 노키아로부터 운영 시스템 사용 로열티를 받고 있다.

   
노키아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엘롭(왼쪽)이 지난 6월 핀란드 에스포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있다(위). 조 벨피오레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이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 출시한 이동전화용 운영체제 '윈도폰8'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REUTERS

MS 입장에서 노키아와의 동맹은 아주 중요하다. 노키아의 미래가 비록 불투명할지라도 노키아의 과거는 소중한 자산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이자 네트워크업체인 노키아는 1990년대 초반부터 연구개발(R&D)에 450억유로 이상을 쏟아부었고, 지금도 유럽에서 미래를 위해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기업에 속한다. 노키아가 지금까지 등록한 특허만 1만 개가 넘고, 이런 풍부한 지적재산 없이는 노키아의 무선 데이터 송수신 및 모바일 인터넷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독일의 특허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노키아의 풍부한 지적재산은 관련 업계에서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며 노키아의 지적재산 가치를 뒷받침했다.

노키아가 보유한 다수의 특허권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휴대전화 업계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특허전쟁터가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니덤은 특허전쟁에 휩싸인 휴대전화 업계를 '교전지대 경제'(War Zone Economics)로 표현했다. 특허권으로 경쟁업체를 법적으로 제압할 수도 있고, 특허분쟁에서 자사를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구글은 2011년 모토롤라의 휴대전화 부문을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또한 특허권은 로열티 수입을 통해 지속적인 수입원을 보장해준다. 애플조차 노키아에 정기적으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노키아가 보유한 다수의 특허권 때문에도 MS는 노키아의 상황이 개선되고, 두 기업의 파트너십이 유지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노키아가 다른 경쟁업체에 인수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MS 외에 삼성, 중국 통신장비 회사 화웨이, 그리고 금융회사들도 노키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체를 불문하고 경쟁 업체가 노키아를 인수한다면 MS는 모바일 시장 제패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노키아 인수는 결국 그릇된 결정은 아닐 것이다. 노키아의 바닥에 떨어진 주가와 주주 구성을 보아도 그렇다. 전형적으로 사업 전체를 지배하는 단독 대주주는 노키아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노키아는 핀란드의 상징으로서 의미를 잃은 지 이미 오래다. 주식의 20%만이 핀란드인 소유며, 그나마도 개인 소유다. 노키아의 최대 주주는 미국 투자은행들이다. 이 외에 영국과 프랑스가 있다.

동맹군 노키아 믿지 않는 MS

모바일 시장의 점유율을 둘러싼 일대 대결에서 노키아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는 MS에 필수적이다. 동시에 MS가 노키아에 더 이상 큰 믿음이 있지 않다는 것도 6월 셋쨋주에 여실히 드러났다. 가장 흥미로운 뉴스는 MS가 새로운 태블릿 PC 서피스 제작을 노키아에 외주로 주지 않고 자체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서피스 생산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나돌았다. 프랑스의 유력 경제일간지 <레제코>는 지난해 노키아 프랑스 대표 폴 암셀렘이 "노키아는 2012년 6월 윈도 태블릿 PC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사실을 보도했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는 서피스 공개 이후 전체 직원에게 전자우편을 보냈다. "나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가진 MS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을 사랑한다. 우리가 서슴지 않고 큰 모험을 하는 것을 나는 사랑한다." MS에는 파트너 노키아가 있다. 그리고 애플과 삼성처럼 노키아도 좋은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제작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MS는 서피스 출시 같은 큰 모험에서는 자체 제작을 선호한다.

ⓒ Die Zeit 2012년 26호 Ungleiche Brüder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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