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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죽음을 얘기하고 계획하자!
Special Report Ⅰ 죽음을 준비하는 법
[27호] 2012년 07월 01일 (일) 라파엘라 폰 브레도 외 economyinsight@hani.co.kr
갑자기 죽음이 찾아왔을 때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하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살기 위해 발버둥치기보다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죽음을 얘기하면서 스스로 장례식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다.이들은 자신의 인생이 멋지게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_편집자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단지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가 문제일 뿐이다.병원에서 고통스럽게? 아니면 요양소에서 치매에 걸린 채로? 죽음에 대한 금기가 깨지기 시작했다.그리고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이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자, 눈을 감고 의사가 방금 당신에게 폐암 같은 불치병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했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마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이 경우에는 상상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상상할 수 없다.자신의 죽음을 선고받는 드라마는 머릿 속 한쪽 구석 어딘가로 밀려나 있다.그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거기에서 오는 경악과 반발은 오직 정말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는 사람만 느낄 수 있다. 당신이 죽음을 선고받았다면? 누구나 자신이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아니다! 시한부 환자들은 다가올 죽음에 대한 소식이 다른 세계로의 문을 여는 것 같다고 했다.걱정 없고 평온했던 과거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 내가 사라진다?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다고? 상상도 할 수 없다.내일도 뒤뜰의 검은 지빠귀는 여전히 젖은 흙 속에서 지렁이를 파내고, 버드나무 가지는 바람에 흔들리고, 분홍색 모란꽃은 향기를 흩뿌리겠지만 나는 사라지는 것이다. 죽음보다 잔인한 것은 없다.몸이 쇠약해지고, 피를 토하고, 고통이 육체와 정신을 갉아먹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인간의 존엄성을 빼앗고, 사람의 몸을 절개해 그 안으로 침입하고, 펌프와 흡입기와 계측기를 달며 몸을 놀이터로 삼는 의학에 몸을 맡기는 것을 누가 견디고 싶어 하겠는가? 죽음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그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하지만 이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이것은 새로운 생각이다.이들은 자녀 교육이나 남녀 간의 애정 문제에 대해 대화하는 것처럼 죽음에 대해서도 자주, 그리고 상세히 토론해야 한다고 말한다.더 나은 방법은 자녀 출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관련된 이들 모두와 이야기하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날을 위해 각자 해야 할 일을 나누는 식으로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대화와 계획을 통해 공포를 물리칠 수 있다.그리고 준비된 상태로 죽음을 더욱 잘 맞이할 수 있다.죽음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묻고 듣는 사람은 기존 생각과 달리 그가 죽음을 향해 가는 길에서 스스로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의료위임장이나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더 많아져, 예를 들어 인공호흡에 동의해야 할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상황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 없이 품위 있게 생을 마칠 수 있게 된다는 뜻으로, 새로운 죽음의 문화가 탄생하는 것이다. 어찌됐든 최소한 죽음에 관한 전문가들은 이를 약속한다.통증완화 전문의들의 임무는 중환자가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것이다.수백 명의 임종을 지켜보고, 죽음을 더 이상 싸워야 하는 적으로 보지 않는 의사들도 있다.스위스 로잔대학병원의 통증완화의학 분야 책임자인 신경과 전문의 지안 도메니코 보라시오도 그중 한 사람이다. 죽음, 또는 죽음에 이르는 길은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준비가 없으면 당사자나 가족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장례식장으로 향하는 비지스의 멤버 로빈 깁의 관(왼쪽). 묘를 꽃으로 장식하는 여인. 뉴시스 REUTERS 침묵은 상황 악화시킬 뿐 턱수염을 기르고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띤, 설득력 있는 이 이탈리아 의사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고 믿고 있다."자체적으로 이뤄지는 예언이나 마찬가지다.고통스러운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사람은 그에 대해 대화하지 않고, 그 때문에 정보도 얻을 수 없다.그 결과 죽음을 잘 계획할 수도 없고, 가족들이 환자 대신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환자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지금이 아주 좋은 시기다.현대인은 마치 자신이 영영 죽지 않을 것처럼 행동한다.노쇠하거나 아픈 이들을 양로원이나 병원에 집어넣어, 과거와 달리 집이 아닌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게 한다.최근 TNS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3분의 2는 '사회가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소' 혹은 '매우' 배제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사람들은 죽음이라는 주제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거부한다.한 가지 예를 든다면, 지난 2월 함부르크 남부 지역의 몇몇 주택 소유주들은 인근에 호스피스가 세워지는 것을 반대했다. 자신이 심장마비로 쓰러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둔 사람은 많지 않다.그리고 중병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본 사람도 거의 없다.독일인 중 12%가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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