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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경제위기
Editor’s Letter
[27호] 2012년 07월 01일 (일) 정남기 jnamki@hani.co.kr

올림픽을 치른 나라들이 심한 경제적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빚더미에 올라앉거나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경우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이 대표적인 사례다. 빚을 갚는 데 30년이 걸렸다. 그럼에도 올림픽은 역시 매력적인 이벤트다. 이익을 못 낸다 해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집권자들은 자신의 치적으로 삼을 수도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런던올림픽을 알뜰하게 치르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화려한 개·폐막식을 지시하지 않았던가.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보통 3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경기장·도로 등 인프라 구축 효과다.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을 하면 관련 기업의 매출이 오르고 고용이 창출돼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둘째, 올림픽 행사 자체를 통해 창출되는 효과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고 나가는 돈으로 계산할 수 있다. 내국인은 계산에 넣지 않는다. 올림픽은 미래의 소비를 앞당기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나라에서 쓸 것을 개최국에 가서 쓰는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이 중요하다. 셋째, 개최국 기업들의 매출 증가다. 올림픽 기간 중 집중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기업 매출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한국처럼 한창 발전하고 있는 나라에서 효과가 크다. 영국 같은 선진국의 기업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관점에서 7월 런던올림픽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인프라 구축은 완료된 상태다. 경제적 효과가 이미 다 반영됐다는 얘기다. 남은 것은 해외 관광객 유입 효과다. 그러나 유로존 위기로 올해는 관광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던 요인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 효과는 이미 소진됐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가고 나면 경제성장의 동력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올림픽 때 먹고, 놀고, 즐겼던 소비자도 수지 균형을 맞추려고 당분간 지갑을 닫게 된다. 올림픽을 치른 뒤 경제가 나빠지는 나라가 많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도 여수엑스포를 치르고 있다. 정부는 엑스포의 경제적 효과를 3조4천억원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더해 1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행사장과 도로 건설로 인한 효과가 대부분이다. 외국인 관람객은 3%도 안 된다. 생산유발 효과는 더 의심스럽다. 실상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국인들이 엑스포장 관람하고 주변 관광하는 게 전부다.

영국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다시 경기침체에 들어갔다. 일종의 더블딥이다. 이런 상황에서 런던올림픽이 치러진다. 아마도 경기 활성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듯하다. 하지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열리는 대형 이벤트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다.

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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