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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의 기회
Editor's Letter
[26호] 2012년 06월 01일 (금) 정남기 jnamki@hani.co.kr

오랜만에 출판미디어국으로 복귀했습니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1년 남짓 근무하다가 신문 편집국으로 돌아간 지 9년 만입니다. 국제 뉴스는 입사 초기에 다뤄보고 거의 20년 만입니다. 뭔가 정겨운 느낌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일까요?

그동안 편집국 사회부, 경제부, 논설위원실에서 근무하다 호흡이 긴 경제 월간지를 맡게 됐습니다. 오랫동안 경제 분야에서 취재하고 글을 써왔지만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면서 국내외 경제의 속살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려 합니다.

편집장을 맡고 보니 유럽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난제입니다. 재정위기란 말보다는 총체적인 경제위기라고 표현해야 맞을 듯합니다.

이런 가운데 하나의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프랑스에서 사회당이 집권하며 긴축 일변도였던 유럽연합(EU)의 정책 방향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3년여 동안 고강도 긴축을 추진해왔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스가 사실상 국가 부도 상태에 들어갔고, 스페인이 뒤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는 형국입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어렵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긴축을 거부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행보는 관심의 초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 쪽에서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공공연히 거론됩니다. 급기야 주요 8개국(G8)이 그리스 탈퇴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잘못하면 유럽연합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탓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럴까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거꾸로 위기 해결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국 화폐를 사용하는 순간 그리스는 환율과 금리가 폭등하는 외환위기 사태에 직면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겠지요. 하지만 화폐가치가 절하되면서 수출경쟁력이 살아나고, 금리가 시장 상황에 맞게 움직이면서 회생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외환위기 다음해인 1998년 405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거두면서 위기를 벗어났던 것처럼 말입니다.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고,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해법은 있기 마련입니다. 정책 전환을 둘러싼 유럽 국가들의 갈등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의 심화일지,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릅니다. 다만 중대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판세가 안 보일 때는 거꾸로 뒤집어 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고정된 시각에 얽매이지 말라는 얘기일 것입니다. 그런 자세로 경제 현안의 핵심에 다가서는 노력을 계속해가겠습니다.

정남기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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