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나쁜 건 감추고 좋은 건 부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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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건 감추고 좋은 건 부풀리고

[국내 이슈] 정부의 FTA 평가 잣대 논란

[25호] 2012년 04월 01일 (일)

최현준

haojune@hani.co.k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이 잠정 발효된 2011년 7월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과 장 마리 위르티제 주한 EU 상공회의소 회장, 토마쉬 코즈워프스키 주한 EU 대사(앞줄 왼쪽부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맨 오른쪽 ) 등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한겨레 김정효 한-EU FTA 발효 뒤 상당수 품목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이를 덮어뒀다가 뒤늦게 공개했다.반면 이보다 8개월 뒤에 발효된 한-미 FTA는 가격 인하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이런 정부의 말을 과연 믿어야 할까. '그때그때 달라요.' 우리 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태도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예를 하나 들어보자. 한-미 FTA가 발효된 뒤 대미 무역수지가 좋아지자 정부는 '한-미 FTA 덕분'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반면 한-유럽연합(EU) FTA 발효 뒤 EU와의 무역수지가 이전보다 나빠지자 정부는 이를 협정과 전혀 연계시키지 않고 '유럽 재정 위기' 탓으로 돌렸다. 잘된 것은 FTA 효과 때문이고, 잘못된 것은 다른 탓을 댄다.올바른 분석이라고 보기 어렵다.현상의 단면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대미 무역수지가 좋아진 것은 미국과의 FTA 효과가 나타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기엔 한 달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차라리 최근 미국의 경기 개선 효과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 EU와의 무역수지가 FTA 발효 뒤 급격히 악화되는 것도 유럽의 심각한 재정위기 탓이 클 수 있다.하지만 FTA의 효과는 어디로 간 것인지 함께 분석해봐야 한다.그래야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상식적 눈높이로 보기에도 이렇게 아귀가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왜일까? 정부가 찬성 여론은 확대하고 반대 여론은 축소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민감하거나 불리한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는 아예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2011년 7월1일 발효된 한-EU FTA의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를 두고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불리한 자료 감추기 지난해 8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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