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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어려울 땐 ‘역괴리율’ 투자
[Strategy]
[2호] 2010년 06월 01일 (화) 우봉래 economyinsight@hani.co.kr

우봉래 한국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주식의 세계에서도 마치 서자 취급 받는 서러운 주식들이 있다. 바로 우선주다. 우선주 주주는 의결권이 없어 주주총회 때 초대장을 받지 못하는 서러움을 겪는다. 우선주는 기업이 망할 경우 보통주보다 잔여재산 배분을 ‘우선’적으로 받지만, 기업이 수익을 내며 청산하는 사례는 사실상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의결권 없는 우선주 할인 거래
한국의 우선주 대부분은 의결권이 없는 대신 우선 배당률로 보통주보다 1%포인트 배당을 더 지급받는다. 이것은 액면가 기준의 1%다. 대형 기업들의 주식 액면가가 5천원이므로, 실제로 기업은 우선주 1주에 대해 보통주 1주보다 액면가 5천원의 1%인 50원의 배당만 더 주면 되는 것이다. 우선주 주주 처지에서는 상당히 적은 돈으로 느껴질 것이다. 대주주는 보통주만 보유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라, 우선주 주주에게 배당 수익이 크게 돌아가는 고배당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가격이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보통주 주가 대비 적게는 20%, 심한 경우 70%가 할인돼 거래되곤 한다. 하지만 결함이 많은 상품도 가격이 낮으면 잘 팔린다. 보통주에 비해 5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된다면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은 보통주의 2배 이상이 된다. 가격이 저렴하다면 아무리 단점이 있어도 용서되는 법이다. 이렇게 보통주 주가 대비 우선주 주가의 차이 비율을 괴리율이라고 한다. 괴리율은 투자자가 우선주를 살 만한지 판단하기 위해 자주 쓰는 지표다. 낮은 주가로 배당수익률이 높아 보통주가 너무 비싸게 느껴지는 투자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우선주의 또 다른 매력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낮다는 걸 들 수 있다. 발행 수량과 거래량이 적어 시장에 대형 문제가 생겨도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다.
반대로 괴리율이 적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보통주를 매수할 호기다. 인수·합병의 가치로 가격이 뛸 수 있는 보통주와 달리 우선주는 배당금이 수입의 전부다. 가격 차이를 제외하면 우선주의 독자적인 매력이라고 볼 수 있는 건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가가 상당히 근접할 때가 있다. 보통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서서히 하락해 우선주와 비슷해지는 경우와 우선주 매입 소각 같은 호재로 우선주 주가만 상승하는 경우다.
 
주가 지지력은 현금 창출 능력
먼저 주가가 장기간 지지부진할 때는 실적도 마찬가지로 부진하며, 기업은 현금을 잘 벌지 못한다. 현금을 잘 벌지 못하는 기업은 당연히 배당도 잘 지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이 높을 수 없다. 그런데도 보통주와 우선주 주가의 괴리율이 낮다면 어려운 와중에도 현금 수입은 괜찮게 들어오고 있다는 증거다.
둘째 우선주에 대한 호재는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말로 현금이 많거나 우선주를 매집해 상장폐지시키려는 기업들이 이런 혜택을 드물게 나눠준다.
SK는 2005년 소각 정책으로 우선주 주가가 크게 상승한 반면, 보통주는 중국 긴축정책 우려로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의 지주회사라는 경영권 가치가 부각되면서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은 다시 벌어졌다. 한때 거의 비슷했던 보통주 주가와 우선주 주가의 괴리율은 지주회사 전환 전에 50% 이상 벌어졌다.
보통주 주가의 상승 잠재력은 우선주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이다. 우선주의 주가는 대부분 배당수익률로 평가되기 때문에 최소 안전판의 역할을 해 준다. 우선주 주가와 근접하게 하락한 보통주는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음을 의미한다. 보통주·우선주 ‘역괴리율’ 투자는 시장이 어려울 때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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