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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도 안전할 수 있다
[Investing]
[2호] 2010년 06월 01일 (화) 이건희(필명) economyinsight@hani.co.kr

이건희(필명) 투자 칼럼니스트

누구나 상승이 예상될 때 투자하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상승 가능성이 비슷할 때에는 불안한 것보다는 안정된 것에 투자하려고 한다. 투자에서 안정성의 개념은 상승이라는 방향성이 아니라 가격의 진폭에 해당하는 등락률을 의미한다. 특정 기간에 가격의 고점과 저점의 상대적 차이가 클수록 안정성이 낮고 위험하다고 느낀다. 안정성을 신경 쓰지만 실제 투자 행위에서 오류를 범하는 사람이 많다. 투자 대상의 안정성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잘 올라가면서 안전한 것은 없을까
“어떤 것이 안정성이 높으면서 잘 올라갈까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
안정성이 높으면서 수익률이 높은 것을 찾는 마음은, 노력 없이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과도 통한다. 투자할 때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가격 등락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상승하리라는 애초의 예상과 달리 하락이 확실하게 드러난다면 손절매를 하더라도 팔면 된다. 그러나 가격이 오르내리는 현상이 이어질 때에는 상승하는 과정인지 하락 전환하는 것인지 헷갈리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크게 올라가는 것이라도 그 과정에서 등락이 심하게 나타나면 사람들은 힘들어한다. 그래서 중도에 탈락해, 외형적으로는 어떤 투자 대상이 장기적으로 크게 올랐어도 막상 큰 수익률을 올린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에 장기 상승률이 높은 투자 대상은 대체로 등락률이 크게 마련이다. 즉,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도 크다. 상승률은 높으면서 등락률은 낮게 나타난다면 당연히 모든 사람이 투자하고 싶어한다. 투자하려고 너무 많은 돈이 몰려들면 과도한 수준까지 올라 가격 거품이 심해진다. 도저히 정당화하기 힘든 거품이 투자 열풍으로 인해 지속되면 결국 언젠가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난다. 즉, 일시적으로는 변동성이 작으면서 상승률이 높은 것이 존재하더라도, 많은 투자자와 돈이 몰려들어 결국 등락률이 커지면서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위험한 투자 대상과 위험한 투자는 별개다
특정 기간에 대한 등락률은 통계적 수치로 얻어지기 때문에 투자 대상 자체만 놓고 보면 특정 기간에 어떤 것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고 더 위험한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 처지에서 평가한다면 투자 대상의 안정성이 높다고 반드시 안정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투자 대상의 위험이 크다고 반드시 위험한 투자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 대상 자체에서는 등락률이 위험도라 하더라도 실제 투자하는 처지에서 나타나는 위험도는 투자 대상의 위험도로만 결정되지 않고 투자 비중을 비롯한 여러 요소가 관여된다. 똑같은 투자 대상이라도 등락률 외에 전 재산의 몇%를 투자하는가, 레버리지는 몇 배로 하였는가, 어떠한 대출을 활용했는가, 투자 기간은 어떻게 설정하는가 등 자신의 처지에 따라 투자 위험도가 결정된다.
만약 위험 시기의 최대 하락률이 40%인 투자 대상 A에 전 재산의 20%를 현금으로 넣는다면 전 재산 대비 최대 손실률은 8%다. 위험 시기의 최대 하락률이 10%인 투자 대상 B에 전 재산 100%를 현금으로 넣는다면 최대 손실률은 10%로서 앞의 경우보다 더 크다. 한편 투자 대상 B에 투자 비중을 전 재산의 70%로 낮추고, 그 대신 대출 비율을 40%로 투자하면 최대 손실률은 11.7%가 된다.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지급 이자도 늘어나 최대 가능 손실률은 더 커진다. 이처럼 투자 대상 B의 등락률이 투자 대상 A의 4분의 1에 불과해 더 안전하더라도,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최대 손실률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방향으로 투자 행위가 많이 이뤄진다.
부동산은 주식보다 가격 등락률이 훨씬 낮다. 5월 첫쨋주(5월1~7일) 아파트 매매가의 주간 변동률이 서울 -0.08%, 신도시 -0.08%, 수도권 -0.08%로 나타났다(‘부동산114’ 조사). 같은 기간 주식시장 코스피(KOSPI) 변동률은 -5.4%에 달했다. 그리스 사태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한 것이다. 반등시에도 부동산시장보다 주식시장의 상승률이 단기적으로 훨씬 크게 나타난다. 그렇다 보니 변동성이 큰 주식 투자를 위험하다고 느끼고 부동산 투자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흔히 주식에는 재산 일부만 넣고 투자하며, 재산의 대부분을 넣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 부동산에는 재산 대부분을 넣는 사람이 한국엔 무척 많다. 가계의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말 기준 86.4%에 달하는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13.6%에 불과하다(한국노동패널 조사).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하여 부동산 편중이 심한 편이다.
한국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 중에서 주식은 더더욱 일부에 불과해 전체 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매우 낮다. 따라서 외형적으로는 주식시장 등락률이 부동산시장 등락률보다 매우 크지만, 개인 처지에서는 부동산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하게 재산이 변동한다. 더욱이 부동산은 흔히 담보대출을 받아 구입한다. 높은 투자 비중에, 대출에 의한 레버리지 효과까지 곱하면 부동산에 노출된 위험이 더 커진다.
물론 투자 목적과는 별개로 주거 목적으로 사는 집에 대해서는 가격 하락으로 자산이 줄어드는 시기에도 내 집으로서 주거 가치를 얻어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염려된다고 일부러 내 집 없이 사는 것은 주거 가치라는 측면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더욱이 위험은 하락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상승에서도 나타나서, 내 집을 보유하지 않고 살아갈 때에는 집값 상승에 따른 위험을 생각해야 한다. 집값 상승을 확신하는 것이나 집값 하락을 확신하는 것이나 위험에 노출되기는 마찬가지다. 미래는 누구도 100%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상승과 하락, 각 방향에 대비를 해야 한다. 가족 주거에 꼭 필요한 수준의 내 집 보유를 통해, 투기가 없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에 최소한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식투자에서 직접 은행에서 대출받아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증권사에서 신용을 사용하는 사람은 꽤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5월18일 기준 5조178억원이다. 신용잔고율은 KOSPI의 경우 1.03%로, 주식시장에 위험 요인이 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신용거래를 하는 개개인에게는 주식시장 자체의 등락률이 큰데다 레버리지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고위험·고수익의 특성이 더욱 확대돼 단기 폭락에도 깡통 계좌가 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1년 이상 주식을 보유하는 비중이 16.4%로 일본의 87.5%보다 훨씬 낮아 장기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다. 일본에서는 10년 이상 주식을 보유하는 비율이 30%에 달한다(한국금융투자협회, 한·미·일 3국 금융투자자 투자 실태 비교 조사, 2010년 3월16일). 평균 펀드 보유 개수는 한국이 2개로 미국의 6개와 비교할 때, 분산 투자라는 측면에서도 미흡하다.
주식시장은 단기적 등락률이 크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면서 중심을 잃기 쉽다. 노련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단기 투자로 꾸준히 승부를 내기는 쉽지 않다.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장기 투자를 통해 단기적인 변동성을 극복하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정석이다.

선물투자는 과연 위험하기만 한가
주식시장 지수에 대한 투자, 예를 들어 코덱스200에 대한 투자보다 주가지수 선물투자는 더 위험하다고 한다. 레버리지를 선물투자에서 원금의 최대 6.6배까지 사용할 수 있고, 사람들이 높은 레버리지로 선물투자를 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어떤 투자 대상이든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하게 제도를 만들면 투자 위험도는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예외적인 시기를 제외하고는, 환율 등락률이 절대적인 %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 경제 변화에 따라 환율이 변하는 정도는 주식시장보다는 안정적인 편이다. 그러나 외환투자가 높은 레버리지로 이루어질 때 고위험·고수익이 된다. 주가지수 선물투자가 위험하다고 하지만, 레버리지를 1배로만 하면 코덱스200 투자와 비슷해지며, 레버리지를 0.5배로 하면 코덱스200보다 오히려 안정성이 2배로 높다. 선물계좌는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증거금이 크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는 활용하기 힘들지만, 선물투자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상장돼 약 1만원으로도 거래할 수 있다. 레버리지효과를 내주는 ETF로 ‘코덱스레버리지’ ‘케이스타(KStar)레버리지’는 코덱스200 등락률의 2배로 움직인다. 현금 100원에서 10원만 이러한 ETF에 투자하고 90원은 고정금리 금융상품에 넣어두면, 90원에서 이자가 얻어지면서 20원은 주식시장에 투자한 효과가 얻어진다. 실제 자금 100원에서 얻어지는 결과는, 110원을 가지고 안전한 금융상품에 90원, 주식시장에 20원 투자한 것과 같게 된다. 자산 변동성을 크게 키우지 않으면서 고정금리에만 돈을 넣는 것보다는 플러스알파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

   
 
금은 안전해서 수익률도 항상 낮은가

장기간을 기준으로 할 때 수익률이 높은 순서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부동산시장>금시장’ 순서이며, 안정성이 높은 순서는 ‘금시장>부동산시장>주식시장’ 순서로 알려졌다. 수익률과 안정성이 반비례하는 관계로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테마별 펀드 33개 중 최근 3개월 성과가 가장 좋은 것은 금 펀드로 12.43% 수익률을 기록했다(5월20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펀드는 1년 수익률이 30%를 넘는다.
근래 들어 주식시장은 조정을 보이고, 부동산시장은 침체 국면인 것과는 다르게, 국제 금값은 빠른 속도로 올라서 온스당 1249.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금에 대한 투자기간을 최근 3년, 5년, 10년으로 바꾸어봐도 KOSPI에 대한 투자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그에 반해 변동성은 KOSPI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수익률이 높으면서 안정성도 높은 이러한 결과만 본다면 이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대상은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절대 가격으로는 근래 금값이 사상 최고치인 것과는 다르게, 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 금 가격은 2차 오일쇼크시기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기간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잡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다.
한편 환위험에 노출된 채 투자하느냐, 환위험을 헤지시켜 투자하느냐에 따라서도 실제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므로 환율 동향에 대한 예측이 중요하다. 2009년 전세계 금 수요는 4003톤으로, 수요처별로는 보석 48%, 산업용과 치과용 11%이며 투자수요가 41%나 된다. 금에 대한 실질 수요에 비해 투자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투자수요가 많아질수록 언젠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다. 즉, 과거의 변동성만을 보면서 미래의 변동성을 예측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수익률만이 아니라 변동성도 기간의 문제가 된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등락률이 커서 위험도가 높은 투자 대상이라도 자산의 일부만 넣고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산 안정성이 높고, 아무리 등락률이 낮아서 위험도가 작은 투자 대상이라도 전 재산의 많은 부분을 넣고 레버리지를 높게 사용하면 위험도가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어떤 이자율의 대출을, 어떤 기간에 사용하는지도 실제 수익률 계산에 영향을 준다.
위험하지만 기대 수익률이 높은 투자 대상이라면 포트폴리오의 일부로만 포함시켜 적절히 활용할 때 똑같은 변동성에서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다. 그렇지 않고 투자 대상의 등락률이 높은 것만 보고 기피하면 전체 자산에 대한 투자 효율성이 낮아진다. 투자 안정성은 투자 대상의 가격 등락률이 아닌, 자신의 전체 자산과 비교한 등락률로 판단해야 한다.

필자는 국내 최대 인터넷 재테크 카페인 ‘텐인텐’의 인기 칼럼니스트다. 적절한 비유와 유머로 술술 풀어가는 투자 이야기 속에 인간의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배어있어 마니아층이 두텁다. 저서로 <그래도 돈 버는 사람은 있다>와 <행복한 주식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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