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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아닌 정치를 평가하다
[미디어 비평]
[22호] 2012년 02월 01일 (수) 이봉현 bhlee@hani.co.kr
신용평가회사들은 국채 투자의 위험성을 평가해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그럼에도 이들은 때때로 유엔과 같이 공적 위임을 받은 국제기구처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특히 ‘정치권의 무능’과 같은 정치적 이유로 신용등급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의 전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하나인 무디스. 뉴시스 AP. 우리는 보이는 폭압보다 시나브로 스며드는 권력이 더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다.사람들에게 내면화된 권력은 저항의 지점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정치적 독재에는 몸을 불사르는 저항을 했지만, 이어진 경제적 독점의 지배에는 제대로 맞서 싸우지 못하는 것이 꼭 한국의 경험만은 아니다. 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힘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스며드는 권력의 대표적인 유형이 바로 감시와 평가다.감시가 관찰당하는 사람의 내면을 어떻게 규율(discipline)하는지는 제러미 벤담이 설계한 ‘원형감옥’을 예로 들어 설명한 미셸 푸코의 책 <감시와 처벌>에 잘 나타나 있다.평가 역시 평가기준에 맞는 규율과 규범을 내면화하도록 한다.중앙 일간지들이 대학평가를 시작하면서, 대학들이 영어 강의를 늘리고 취업률을 높이는 등 좋은 등급을 받으려 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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