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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20호] 2011년 12월 01일 (목) 김보근 economyinsight@hani.co.kr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 중 몇%가 진정 필요한 물건일까? 이번호 포커스로 다룬 ‘부의 덫에 걸린 자본
주의’ 기사를 편집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기사를 쓴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의 볼프강 우샤티우스 기자는 현 자본주의 위기의 원인으로 ‘너무
많이 생산된 부’를 꼽는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독일인이 보유하고 있는 물건의 수를 분석
한다.
현재 독일인 한 명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은 약 1만 개다. 그런데 웬일인지 현재의 독일인이 느끼는 생
활만족도는 1970년대 독일인보다 크지 않다. 그 당시 독일인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개수는 평균 6천
~7천 개였다고 한다. 사람들이 물건을 3천~4천 개나 더 소유하게 됐는데도 더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
다. 그런데도 자본주의는 한 사람당 3천~4천 개의 물건을 더 갖게 하기 위해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더
욱이 자본주의 경제는 이 사람들이 계속 자신이 가진 것을 소비해야 발전하는데, 이제 개인이 너무 많이
소유한 탓에 ‘소비를 통한 발전’에도 한계가 온 듯하다. 우샤티우스 기자는 이렇게 부유하면서도 행복하
지 않고, 경제에도 큰 주름을 주는 현상을 가리켜 ‘자본주의가 부의 덫에 걸렸다’고 표현한다.
비단 독일 얘기만이 아니다. 이는 아마 한국을 포함해 자본주의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든 나라가 공통
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일 것이다. 우샤티우스 기자는 이에 대해 ‘부를 늘리는 대신 지키는 데 만족하는
사회’를 현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이런 대안에 이를지는 구체적
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그 기사의 빈구석을 메워보자. ‘부를 늘리지 않고 만족’할 수 있으려면 사람들이 공유의식을 넓
혀야 한다. 1970년대 독일인이 현재의 독일인보다 소유물이 3천~4천 개가 적은데도 행복감을 똑같이
느꼈다는 것은 그 부족한 부분이 공유정신에 의해 충족됐기 때문인 것 아닐까?
한국에서도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점차 자기 집의 문을 단단히 닫고, 이웃과 나눠 써도 충분할 것을
집집마다 하나씩 장만하는 현상이 강화된다. 당연히 예전에는 하나의 물건으로 두 사람, 세 사람이 행
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각각 하나의 물건을 가져야 만족감을 느낀다. 따라서 ‘함께 나누는 이웃’이라
는 정신을 되살리지 않는다면, ‘증산에 미친 자본주의’를 다른 방향으로 트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유의식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주제다. 이것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나
갈 빈구석으로 남겨놓았으면 한다.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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