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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 자본주의 조건, 책임윤리·공적제도
[경제사 산책]
[20호] 2011년 12월 01일 (목) 이병천 economyinsight@hani.co.kr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부자가 되도록 권장하는 유인이 없다면 자본주의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그렇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구 돈벌이를 하도록 자본의 자유를 방임하거나 자본의 탐욕을 조장한다면, 공생의 ‘착한 자본주의’를 기대할 수 없다.한때 세계 최강을 자랑한 미국의 패권자본주의가 기울고 신흥 중국에 밀려나게 된 것, 그리고 ‘동아시아 기적’ 대열에서 선두를 다투기도 했던 한국 자본주의가 재벌 독식 정글자본주의 함정에 빠져 미래가 불투명하게 된 것도 자본의 일방적 자유와 탐욕을 방치하거나 조장한 데 기인한다. 지금 우리는 기부문화를 활성화하자, 부자에게 세금을 걷자, 공정한 시장 생태계를 만들자, 노동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체제를 만들자 등 여러 개혁 논의들과 대면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같지만 다른 자본주의’ 한국 경제 50년의 궤적을 돌이켜보면, 박정희 시대 이래 주로 일본식 발전 모델을 따라갔고, 1997년 구제금융 위기 이래, 결정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는 미국식 발전 모델을 따라갔다.우리나라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지 묻게 된다.강준만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형 사회이고 ‘지구상에서 미국을 가장 빼닮은 나라’다.어떤 면에서 그럴까. 압축 고속성장과 그에 따른 자기반성 능력의 취약함, 평등주의 지향이 강하면서도 개인 간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문화, 사회적 성공을 최고 가치로 여기면서 강도 높은 노동과 장시간 근무를 당연시하는 풍토, 경쟁에서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는 승자독식 관행 등이 한국과 미국의 공통된 특징이다. 미국의 얼굴은 한 가지가 아니다.미국 자본주의의 또 다른 얼굴도 볼 필요가 있다.그간 한국의 미국 따라잡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에는 있는데 한국에는 여전히 없거나 희미한 미국의 강점이 있다.그중 세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세계 최고의 기부문화(Donation), 강력한 반독점법(Anti-Monopoly), 그리고 채무자 친화적인 파산법(Debtor-or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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