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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의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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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2010년 06월 01일 (화) foog foog.com 운영자 economyinsight@hani.co.kr

foog  foog.com 운영자

전통적으로 국가가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많은 서비스가 민영화하고 있다. 1980년대 영국의 대처주의자들이 주도한 민영화 프로그램이 보편화한 결과다.
대처주의자- 예를 들어 키스 조지프와 같은 열렬한 자유주의자- 눈으로 민영화의 정당성을 바라보자면, 민영화는 무엇보다 보통 사람에게 소유권을 확대해 사유재산에 대한 이해 관계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만성적으로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노동귀족’ 등 보수적인 수혜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관료적인” 공기업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당시 많은 민영화 프로그램이 지금처럼 소수 자본가가 아닌 국민주 매각, 또는 임대인에게 직접 매각하는 형식으로 민영화했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성행하는 ‘교도소 민영화’를 통해 이러한 민영화 논쟁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교도소 민영화는 다른 민간 투자사업과 유사하게 수요 증가(?)와 정부의 자금 부족 그리고 운영 효율 등을 이유로 도입됐다. 최초 사례는 1984년 미국 이민국이 ‘미국 교정회사’(CCA·Corrections Corporation of America)라는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해 민간 교도소를 설립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오늘날 미국의 교도소 시장(?)은 이 CCA와 ‘와켄허트 교정회사’(Wackenhut Corrections Corporation)가 거의 양분하고 있다.

   
 
수감자가 많고 오래 수감될수록 이익

민간 자금으로 건설·운영되는 교도소는 통상 침대 개수마다 일정 금액을 민간 사업자에게 수수료로 내고 있다. 인권 운동가나 민영화 반대론자는 이 민간 기업들이 정부에 로비를 하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고 비판한다. 특히 민간 사업자는 교도소의 운영을 독점하는 정부가 더 많은 교도소를 민간에 이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입법 로비 등을 통해 인종 차별적 판결과 불필요한 수감 기간 연장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신작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에 이 민간 교도소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감독이 찾아간 곳은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러라는 도시였다. 이 도시에 있는 소년원 ‘PA차일드케어’가 바로 민간 교도소다. 무어는 파티에서 마리화나를 피운 소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고기를 집어던진 소년, 마이스페이스에서 교감선생님을 놀린 소녀 등을 소개했다. 이들의 죄목은 각각이었지만 교도소 사장(!)의 친구인 판사에 의해 소년원에 수감되었다는 점은 같았다. 심지어 부당하게 형기가 연장되기도 했다.
무어의 주장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이 “교도소의 이윤을 위해서” 였다. 수감자가 많을수록, 그들이 더 오래 교도소에 머물수록 더 많은 이윤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창출된 이윤으로 변호사 출신의 교도소 사장은 자가용 비행기와 ‘릴 저스티스’(Reel Justice)라 이름 붙인 요트를 구입했다고 한다. 모든 민간 교도소가 ‘부패’를 이윤 창출의 기본 모델로 삼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감자의 선도를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교도소 본연의 목적이 이윤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영국에서는 민간이 교도소를 ‘비즈니스’하면서 이와는 다른 모델을 취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사회적 투자은행인 ‘소셜파이낸스’에서 시도하는 프로젝트인데, ‘사회영향채권’(social-impact Bonds)을 발행해 모인 자금으로 정부와 계약을 통해 교정 서비스를 제공해 얻은 이윤을 투자자와 나눈다는 계획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2007년 고든 브라운 총리가 설치한 한 위원회에서 채택됐다.
그런데 수익 모델이 저 악명 높은 CCA나 PA차일드케어와 다른 것이 무엇일까. 그들이 달성해야 하는 서비스의 목표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민간 기업이 더 많은 수감자를 수용해 이윤을 창출했다면 사회영향채권의 투자자와 사업시행자는 수감자의 재범률이 낮아질 때 수익률에 따라 성공 보수를 받게 된다. 확실히 이윤 동기가 앞의 교도소와는 다르고 제공하는 서비스도 본래 목적에 상당 부분 부합하는 면이 있다.
 
재범률 낮아지면 수익률 높아지는 채권
사회영향채권은 전통적 아웃소싱과 민관 합동 프로그램의 두 장점 모두를 가지고 있다. 첫째, 리스크를 정부로부터 민간 투자자에게 이전시켰다.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면 투자자는 돈의 일부를 날리지만 정부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둘째, 목표가 달성되면 당연히 정부와 투자자 모두 이긴 게임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과연 그것이 다른 시장의 채권을 넘어설 만한 매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성공 보수는 사실 채권이라기보다는 주식에 가깝다. 정확한 목표 측정 여부도 한 과제다.
한편, 교도소 민영화는 여전히 수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민영화 추진 논란, 미국의 군대 민영화에 따른 ‘전쟁의 비즈니스화’, 영국의 철도 민영화에 따른 대형 사고 발생 등 민영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목격했다. 또 주요 기간산업에 대한 국가의 지배권 확보는 진보 세력의 여전히 주요한 요구 사항이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국가 주도의 공공서비스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각국의 재정 여력은 금융위기를 거치며 더 열악해져 신규 시설이나 기존 시설의 운영이 한계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많다.
좌파 진영에서는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민영화가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사유화에 가깝다는 주장이 있는데, 독점자본에 헐값으로 분양된 몇몇 사례를 보면 타당한 지적이다. 반면 그러한 부작용의 반발로 기존 국영 서비스만을 고집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어차피 급진 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국가는 자본의 또 다른 모습 아닌가? 사실 국가가 시도하는 많은 사업이 공익성을 내세우면서 소수 위정자를 위하거나 계급 역차별적인 이익을 향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현 상황에서 고민해야 할 주제는 과연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 국가가 제공해온 공공서비스의 본질, 그리고 그것이 추구하는 ‘공익성’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한 원초적인 질문을 다시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합의될 때라야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를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는 주체로부터 타당한 가격으로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에 권좌에서 밀려났지만 사회영향채권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며 고든 브라운이 그래도 옳은 소리 한번 했기에 옮겨본다.
“이제는 문제의 증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는 데 돈이 지불될 것이다.”(Money paid out now to deal at root with the causes, not the symptoms of a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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