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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의혹 차기 정권 때 밝혀질 것”
[Interview]
[20호] 2011년 12월 01일 (목) 곽정수 economyinsight@hani.co.kr

곽정수 편집위원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지난 11월20일 서울 광화문 한국금융연구센터 사무실에서 <이코노미 인사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1월 초 방한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압력설, 론스타 투자자 중에 ‘검은 머리 외국인’(한국인) 존재설, 이들과 관련된 국내 최고 권력층의 개입설 등에 대해 “노 코멘트”(시인도 부인도 않겠다는 의사표시)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금융위원회가 주식 매각 명령을 강행한 배경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전 교수는 론스타 사태와 관련한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전 교수는 “지난 8년간 금융감독 당국에 의해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2003년 10월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내주면서 투자자 구성 변경을 눈감아준 것 △2011년 3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때 론스타의 일본 골프장 보유 사실을 빠뜨려 산업자본이 아니라는 엉터리 결론을 내린 것 △2011년 11월18일 산업자본인 론스타에 금융주력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법규정을 근거로 주식 매각 명령을 내린 것을 ‘3대 실책’으로 꼽았다.

   
 
금융위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 론스타에 대해 외환은행 주식 51.02% 중 41.02%를 6개월 안에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의 반대를 의식해 속도 조절을 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강행 처리로 선회했는데,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가?
여야 정치권은 아니다. 금융위원회의 젊은 공무원들도 아니다. 9명의 금융위원이 약을 먹었거나, 외부에서 누가 찍어 눌렀을 것이다. 몇 가지 정황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론스타의 동일인이 소유한 일본의 PGM(골프장 회사)의 조기 매각 가능성이다(이 골프장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돼왔다). 골프장이 팔리면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헤이와’라는 파친코 회사가 공개매수 방식으로 골프장 인수를 추진 중이다. 공개매수 마감일은 11월28일이다. 둘째, 경제개혁연대가 금융위와 금감원을 상대로 낸 론스타의 산업자본 심사 관련 자료공개 청구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11월24일로 예정돼 있다. 금융감독 당국으로선 부담되는 일이다. 셋째, ‘도드-프랭크법’의 시행이다. 이 법은 미국 금융투자회사들이 자신과 특수관계에 있는 다른 금융투자회사를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웹사이트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론스타에 큰 부담이 됐을 것이다. 넷째, 남유럽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설이다. 남유럽의 재정위기로 (투자 대상으로 매력적인) 부실 자산이 쏟아지고 있어,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통해 투자용 현금을 조기에 확보하려 했다는 얘기다. 일본의 골프장 매각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다섯째, 론스타의 투자자들은 2003년 외환은행을 매입한 뒤 8년간이나 이익 실현을 기다렸다. 이제 더 이상 주식 처분을 늦출 수 없을 정도로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을 수 있다. 여섯째,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는 하나금융지주도 급한 상황이다. 2012년 하나지주 주총에서는 김승유 회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외환은행 주총에서도 표 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 소액주주들이 외환은행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면 주요 주주들인 수출입은행·한국은행·국민연금 등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지분을 합치면 론스타의 의결권 있는 지분(현재 10%)보다 많다.

부시는 왜 MB를 만났을까
도드-프랭크법 시행이나 남유럽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 필요성, 론스타 투자자의 이익 실현 요구 등은 모두 론스타의 사정일 뿐이다. 금융감독 당국이 서두를 이유는 아닌 것 같은데.
그래서 론스타와 금융감독 당국이 한통속이라고 얘기하는 거다.
공교롭게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11월7일 이명박 대통령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했다. 론스타가 부시의 정치적 고향인 미국 텍사스의 자본이라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론스타 처리와 관련해 어떤 압력이 있었을 가능성은?
가능성은 있지만, 증거가 없으니 단정짓기 힘들다. 흥미로운 얘기가 있다. 금융위는 11월18일 금융위 임시회의 소집 사실을 이틀 전인 16일 오전 9시께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그런데 15일 밤 늦은 시간까지도 금융위 고위층은 주식 매각 명령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밤 사이에 금융위원들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큰 정치적 힘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 투자자 중에는 ‘검은 머리 외국인’(한국인)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론스타 처리가 늦어져 자신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식 매각 명령을 조기에 강행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노 코멘트다. 다만 오는 11월24일 대법원 판결로 2003년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심사와 그 이후 2006년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련 자료가 모두 공개되면 펀드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의 자본·자산 내역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인으로 의심되는 지분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건의 핵심은 결국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다. 최근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에 의해 결정적 자료가 폭로됐다. 론스타는 2003년 9월26일 금융위로부터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받고 한 달여 뒤인 10월30일 주금 납입을 마쳤다. 그런데 납입 하루 전인 29일 갑자기 투자자 변경 신고를 통해, 애초 투자자에 포함됐던 ‘론스타펀드4(버뮤다)’를 빼고 대신 ‘론스타펀드4 비 코리아1’ 등 5개를 새로 포함시켰다. 조 의원은 이로 인해 론스타의 산업자본 비율이 27%로 높아져 외환은행 인수를 할 수 없는 산업자본이 됐다는 주장인데(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자산 합계가 2조원을 넘거나 자본비율이 25% 이상이면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투자자 변경으로 인해 산업자본 비율이 높아졌는지 여부는 부차적 문제다. 관건은 투자자 변경으로 인해 애초 금융위가 내린 인수 승인 조건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마땅히 새로운 투자자들에 대한 심사를 제대로 하고 추가 승인 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처음부터 위법이고 무효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론스타가 의도적으로 처음에는 적격 투자자들을 앞세워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받고, 이후에 자격이 안 되는 투자자들로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은 있는가?
그런 의심을 할 수도 있다.
론스타가 애초부터 산업자본이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 승인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 그동안 제기돼왔지만, 최소한 2005년 이후부터는 확실한 산업자본이라는 증거가 있지 않은가?
은행법상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 심사는 모든 동일인을 포함해 이뤄져야 한다. 론스타의 동일인이 소유한 일본 골프장 회사(PGM)의 2010년 말 현재 자산이 3조7천억원을 넘는다. 최초 인수에 참여한 다른 산업자본들과 이 골프장의 자산을 합치면 최소한 2005년에는 2조6천억원을 넘어, 은행법상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은행법상 금융감독 당국은 인수 이후에도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산업자본 여부를 가리도록 돼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산업자본 심사는 2003년 9월 인수 당시와 올해 3월16일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때 두 번뿐이다. 금융위는 2003년 이후 2006년까지 6개월마다 적격성 심사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07년 이후 올해 3월까지는 적격성 심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심사는 두 번뿐이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지난 3월의 심사 경우 일본 골프장 자료가 누락됐듯이, 이 두 번의 심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계속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헌재만이 매각 명령 취소할 수 있어”
론스타는 최소한 2005년 이후부터 산업자본임이 분명한 상황에서 주식 처분 명령을 내리는 것은 위법하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왔다.
은행법상 론스타에 대한 주식 처분 명령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법 제16조 제2항의 처분 명령이고, 다른 하나는 법 제16조의 4 제5항의 처분 명령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둘은 전혀 다르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면 제16조로 가야 하고, 금융주력자이면 제16조의 4로 가야 한다. 금융위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은 것을 근거로 법 제16조의 4를 적용했다. 론스타가 금융주력자로서 대주주 자격 요건(시행령 5조와 ‘별표1’)을 위반했기 때문에 보유 한도인 10%를 초과하는 41.02%의 주식을 처분하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론스타는 산업자본이기 때문에, 금융주력자 제재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위법이다. 산업자본의 경우 4%를 초과하는 47.02%를 처분해야 한다. 금융위의 명령은 사유, 내용, 법적 근거의 모든 측면에서 은행법에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배된다.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는 론스타가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지 못하도록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석동 위원장은 법률 검토 결과 매각 방식에 대한 법규정이 없기 때문에 어떤 조건도 달 수 없다고 맞선다.
징벌적 매각 명령을 주장하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산업자본 여부 심사가 먼저라고 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이 ‘금융위가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주식 매각 명령을 내리라는 것은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을 지난 10월 말 심판에 정식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로서는 헌재만이 금융위의 매각 명령을 무효화할 수 있다.
외환은행 임시주총 소집을 추진하는 ‘론스타 시민소환운동’이 목표 지분 0.75%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곧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이사진 중에서 론스타 쪽의 1~2명을 교체하는 것이 목표다. 경영권을 장악할 수는 없지만, 이해당사자들의 권리를 훼손하려는 것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지분율이 100%인 하나은행에 비해 40~50%인 외환은행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의 가격 재협상이 관건이다.
협상을 통해 인수 금액을 조금 낮추려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공헌기금으로 1천억~2천억원을 내놓아 생색 내려 할 것이다. 하지만 론스타 문제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금융지주가 뒤탈 없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 7월1일 론스타에 외환은행 주식을 담보로 1조5천억원을 대출해준 것 자체가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소지가 많다. 은행법상 보유한도 규제를 회피하고 실질적으로 외환은행을 지배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의 대주주 요건을 위반했다면 (론스타 경우와 마찬가지로) 하나은행 주식을 팔아야 한다. 선진국이라면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어렵더라도 차기 정권에서는 주식 매각 명령을 누가 지시했는지,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등에 대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으로 보는가?
이렇게 논란과 의혹이 큰데 어떻게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지 않고 지나갈 수 있겠나? 이명박 정부가 끝나면 사건이 다시 쟁점화돼 국회 차원의 청문회나 국정조사는 물론 검찰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이미 과거 수사 자료를 재검토하며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론스타 사태의 교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명박 정부가 2009년 완화하기 이전의 금산분리 규제가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막는) 철벽과 같은 위력이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우선 훼손된 금산분리 규제를 정상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은행 소유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현행 법체계는 금융주력자와 비금융주력자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이것이 쉽지 않게 됐다. 국가별로 비금융주력자 판단 기준도 바뀌고 있다. 은행 대주주의 소유권 규제를 지배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 세 번째, 은행 대주주 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은행 경영자 통제에 비해 너무 미약하다. 미국에서는 은행 경영자는 물론 대주주와 그 관련자, 심지어 법무·회계 대리인까지 규제한다. 마지막으로 론스타 사태에서 허점이 드러난 주식 처분 명령의 규정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
론스타 사태를 둘러싸고 ‘먹튀 논란’이 뜨겁다. 외국 투기자본이 자격도 없이 국내 금융기관을 지배하며 과도한 배당과 자본이득을 챙김으로써 국부 유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론스타가 챙긴 배당과 일부 지분 매각, 하나지주와의 계약금액을 감안하면 최초 투자액을 뺀 순자본이득이 5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방식으로 론스타 문제에 접근한 적이 없어 달리 할 말이 없다. 다만 외환은행 주식의 주당 내재가치가 1만2천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수정계약 때 주당 가격이 1만3390원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주당 1만원을 넘기면 배임이라고 본다.

“4대 금융지주의 권력화 우려”
론스타 사태는 올해 들어 큰 논란이 됐던 저축은행 사태와 함께 우리나라의 금융감독 당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시각이 많다.
금융감독 당국이 법을 어기고 임무를 해태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또 금융감독기구들이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게 해야 한다.
하나지주는 대형화의 명분을 걸고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 정부의 실세로 불리는 강만수 산업은행 총재는 메가뱅크 논란을 야기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의 시스템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는데.
은행 대형화는 위험하다. 국제 추세는 체제 위험이 큰 금융기관은 잘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은행이 망하면 예금보험공사의 돈을 다 투입해도 해결할 수 없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금융지주사들이 재벌 못지않은 권력기관화하는 것이다. 이른바 ‘4대 천황’(국민·우리·신한·하나 금융지주의 회장)에게 금융위원장이 고개를 숙이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대한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막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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