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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죽여달라” 맨정신인가 우울증인가
[Special Report Ⅰ] 죽음 돕는 의료
[20호] 2011년 12월 01일 (목) 마르티나 켈러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티나 켈러 Martina Keller <디 차이트> 자유기고가 안트베르펜 대학병원의 윤리위원회 의장이자 카린의 죽음을 직접 실행한 크라스는 카린의 경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카린의 안락사 허용을 인정한 3명의 의사 중 1명은 아니다.그는 “카린과 같은 뇌졸중 환자들은 발병과 안락사 결정 사이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크라스는 “카린은 적어도 3~4년의 재활기간을 거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1년 뒤라면? “1년 뒤는 안 됩니다.그 점은 확고합니다.” 카린은 2003년 11월 투병하기 시작해 2005년 1월 죽기까지 약 14개월이 걸렸다.크라스가 주장하는 3~4년을 기다리지 못했다. 의사 비펠스가 첫 번째로 카린의 안락사 여부를 검토했다.의사가 적극적으로 죽음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조건들을 충족하는지 검증했다.카린이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시점이 그의 진료 기록에 적혀 있다.카린의 가장 친한 친구 루스가 죽은 다음날이었다.카린과 루스는 거의 매일 만났다.비펠스는 “두 사람은 건강할 때는 함께 카드놀이도 하고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고 했다.루스는 유방암 말기였고 죽기를 원했다.루스의 주치의이기도 한 비펠스는 극약 주사를 놓아주었다.비펠스가 카린에게 친구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을 때, 그는 혼란스러운 상태인 카린과 마주쳤다.그녀는 “루스를 도와준 것처럼 나도 도와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2009년 6월23일, 국내에서 첫 존엄사가 시행되는 모습. 이날 오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김 할머니(당시 77살)의 인공호흡기를 떼내는 등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존엄사를 시행했다.가족들이 사망에 이르는 김 할머니를 지켜보고 있다.당시 자녀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존엄사를 인정했다. 카린, 이혼 뒤 음주·흡연 여파로 쓰러져 카린이 죽기 4개월 전인 2004년 9월 비펠스는 카린을 20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단지 환자로 알고 지낸 것이 아니라 가족끼리 친구였다.부유한 집안의 딸로서 매력적이며 테니스에 뛰어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아이였다.그녀는 돈 잘 버는 선장과 결혼해 3명의 건강한 아이를 두고, 집도 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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