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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후 장기 적출 인류 최초… 선 혹은 악?
[Special Report Ⅰ] 죽음 돕는 의료
[20호] 2011년 12월 01일 (목) 마르티나 켈러 economyinsight@hani.co.kr
‘자비로운 살인’ 하며 장기이식 칼질까지 패륜인가 인륜인가? 벨기에는 좋은 의미로 ‘안락사 선진국’이다.10년 전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하자 1년 뒤 같은 ‘베네룩스 3국’ 중 하나인 벨기에도 합법화했다.하지만 안락사시킨 주검을 상대로 장기를 적출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금기 영역인 줄 알았다.그런데 이미 벨기에에서는 이마저도 침범돼 있었다.그렇게 되면 치료를 해야 하는 의사가 환자를 순수하게 환자로 보지 못하게 될 수 있다.즉, 장기 기증 대상자로 보게 되는 것이다.돈 많은 부유층이 자신이나 가족의 치료를 위해 불치의 환자나 담당 의사에게 안락사를 종용하는 부작용도 있게 된다.의료계 일부에서는 이보다 더 급진적인 도발을 주장한다.‘안락사 후 장기 적출’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장기 적출부터 한 뒤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_편집자 마르티나 켈러 Martina Keller <디 차이트> 자유기고가   자신이 선택한 사망일에 카린 거트(43·가명)는 약간 들떠 있었고 행복해 보였다.벨기에 여인으로서 안트베르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하지만 그녀는 단 몇 시간 이곳에 머물 것이며, 이 병상은 곧 다른 사람이 차지할 것이다.카린 옆에는 남자친구와 17살에서 21살 사이의 자녀 3명이 함께했다.그들은 다 함께 마지막 포도주잔을 들었다. 뇌졸중을 겪은 후 그녀에게는 장애가 생겼다.1년 이상 이전 생활로 돌아가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었다.그녀는 이제 대학병원에서 의사의 손을 빌려 죽음에 이르려 한다.이틀 전 그녀는 주치의 패트릭 비펠스에게 말했다.“이제 내 육체가 사라지게 됩니다.더는 어쩔 도리가 없어요.” 패트릭 비펠스는 카린과의 대화를 녹화해두었다.환자 가족들에게 그녀를 기억하게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의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그는 카린이 죽기 원한다는 것을 검증해 그녀를 안락사시킨 의사들 중의 한 명이다.독일에서는 나치가 자행한 무책임한 범죄를 뜻하는 용어인 ‘안락사’(Euthanasie)가, 벨기에에서는 당사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마치는 삶을 의미한다.법적 절차가 잘 지켜지는 한도 내에서 허용하는 안락사지만, 카린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그녀는 그냥 죽는 것이 아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싶어 했다.그러기에 그녀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집이 아닌 병원에서 맞이했다.카린의 경우는 세계 최초였다.이전에는 의사가 환자의 죽음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즉시 장기를 적출하는 사례가 없었다. 이 세계 최초의 사례는 비밀리에 진행됐다.카린이 2005년 1월29일 오후 1시30분에 사망한 뒤, 신장·간·췌장을 적출한 의사들은 이 일을 언론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2009년에야 처음으로 이 사례에 대한 글이 의학 전문지에 실렸다.벨기에 언론은 2009년 카린의 이야기를 텔레비전 프로그램 <사건>에서 방영했다.이 방송은 카린과의 대화 중 일부를 발췌해 내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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